어린이는 귀엽고 순진하다. 천진난만하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무지개'라는 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까지 노래한 건 '왜'일까. 인간이 가장 자연 가까이 있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띠는 때가 어린 시절이므로 어른들이 그 속성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 아닐는지…. 그렇다면 어린이의 정체를 제대로 알고 그들이 타고난 소질 등을 잘 살려 주며, 가정은 인정과 화목이 넘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어른들의 몫임은 자명해진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과연 어떤가. 이혼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위이며, 버려지는 어린이가 연 평균 1만 명 이상, 사고로 숨지는 경우도 2만 명이 넘는다고 하지 않는가. 버틀런드 러셀이 '오늘날 최대의 불행은 가정이 인간에게 깊은 만족을 주지 못하는 데 있다'고 경고한 바 있듯이, 가족 해체와 흔들리는 가정 때문에 '어른의 아버지'들이 양육과 교육 등에 위협받고 있는 게 사실인 것 같다.
◇대인 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보이는 정신장애 어린이가 5년 전보다 무려 28%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능지수(IQ) 75 이하인 정신지체 어린이도 같은 기간 동안 16%나 늘었다. 시각'청각 등 눈에 띄는 장애 어린이 수는 큰 변화가 없는 점에 비춰 보면 큰 문제다.
◇물론 이 수치에 대한 논란의 소지는 없지 않다. 정서적 장애가 있더라도 가족들과 섞여 살면서 극복될 수 있었던 과거와는 가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그 하나다. 다시 말해, 핵가족이 일반화되고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부모와의 애착 형성'에 문제가 있거나 발견하고도 제때 치료받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진단 기술의 발달로 장애의 발견이 늘어났을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무튼 자녀를 한둘만 기르는 핵가족이 확산되고, 어린이들이 과보호되는 한편 가정교육이 소홀해지면서 생기는 문제들이 적지 않은 건 분명한 듯하다. 현대사회일수록 최소단위 공동체에서의 정서 함양과 사랑'도덕'품성'도리 등의 교육이 중요하나 우리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어린이들이 강인한 정신력과 좋은 성품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정서 불안 요인들을 제거해 주는 일은 이제 우리 모두의 '발등의 불'이 아닐는지….
이태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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