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에는 감나무가 많다. 시 전체 23만 그루가 넘으니 농가당 5그루 이상 가지고 있는 셈이다. 조선조에 상주곶감을 궁중에 진상했다는 마을을 찾아가보면 500년 된 고목이 버티고 있기도 하다. 뒷산 전체가 감나무로 뒤덮여 있는 마을도 있다.
봄에는 노란 감꽃이 피고, 여름에는 짙은 녹색 잎사귀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가을에는 홍시가 마을과 야산 비탈에 걸쳐 붉은 바다를 방불케 한다. 겨울에는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까치밥이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느끼게 한다.
상주감은 떫은 감이다. 우리나라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예로부터 둥시로 불려 온 상주감은 곶감으로 만들어 왔으나, 최근에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하얀 분이 피지 않고 겉이 말랑말랑한 반건시와 아이스홍시가 개발돼 젊은층과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상주 감나무가 서울 나들이를 했다.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청계천 신답철교와 마장2교 450m 구간에 감나무 90그루를 심었다. 5월 말에 노란 감꽃이 활짝 피었다. 상주시를 홍보하고 출향인들에게는 향수를 자아내고도 남았다. 가을에 홍시가 주렁주렁 달리면 '상주 감나무거리 걷기' 이벤트를 하자는 제언도 있고, 서울 시내 다른 지역에도 확대하여 심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민선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가 경쟁력 제고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별화된 고유 브랜드가 경쟁력을 높이는 효자가 되고 있다. 국내 S 기업은 브랜드가치가 125억 달러로 세계 21위를 차지하였다.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를 보고 상품을 구입한다. 국가 차원에서도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자체는 각기 다양한 특성과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누가 이것을 제때 제대로 개발하여 활용하느냐에 지역의 사활이 걸려 있다. 이제 지자체는 '잠자는 행정'이어서는 안 된다. 비전을 정하고 발전전략을 세워 지역을 경영해야 한다. 아울러 도시를 이끌어가는 신선한 리더십은 필수적이다.
상주는 '삼백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감먹는 한우, 곶감특구, 감 체험 마을, 지리적 표시제, 천연기념물 지정 등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이 모두를 아우르는 유기농 재배와 주 5일 근무시대를 대비하는 브랜드로 '프레시 상주(Fresh Sangju)'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도시의 이름을 들으면 '감동하고 가고 싶어지는 시대'가 왔다. 주 5일 근무시대가 이를 부채질할 것이다. 그리고 도시의 이름에 따라 지역 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좌우된다면 리더가 할 일은 자명하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세일즈하는 데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된다.
시골과 고향에 사람이 몰려오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이다. 우리 상주에는 감나무가 상주를 상징하고 있으며 동시에 희망이 되고 있다.
김대성 상주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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