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여름 방학도 꽤 많이 지나갔구나. 무덥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만 하면 쓰니? 방학 전에 세운 계획을 얼마만큼 실천했는지 챙겨 보고 아직 덜한 것이 있으면 거기에 힘을 써야지.
지난번에 들려준 대붕 이야기처럼 꿈을 세웠으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단다. 생각이 아무리 높더라도 노력하지 않는데 어찌 그 꿈이 이루어지겠니?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라는 속담도 있지 않니?
인도 북쪽에 대설산(大雪山)이라는 높은 산이 있단다. 큰 대(大), 눈 설(雪), 메 산(山)! 많은 눈이 쌓여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이야. 말이 나온 김에 산(山) 이야기를 좀더 하면 높은 산일수록 '눈(雪)'과 '흰색'이 이름에 들어있단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산도 '타조의 산'이라는 뜻인데 눈 쌓인 산봉우리의 모습이 마치 타조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고, 유럽의 몽블랑도 '몽'은 '마운틴'을, '블랑'은 '흰색'을 뜻하니까 결국 '흰산'이라는 뜻이지. 우리 나라의 백두산도 흰 백(白), 머리 두(頭), 메 산(山)이니까 역시 '흰머리 산'이고…….
그런데 이 대설산은 매우 높은 데다가 눈으로 덮여 있어서 몹시 춥다고 해.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더욱 추웠지.
이런 산에도 새가 살고 있는데 그 새는 평생 생각만 하는 새라고 하는구나. 즉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는 거야. 이 새는 날마다 밤이 되면 너무나 추운 나머지 그대로 죽어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굳게 다짐을 한단다.
"아이고, 추워! 이러다가는 얼어죽고 말겠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침이 되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집을 지어야지. 꽁꽁! 제발 오늘밤만 살게 해 주세요. 꽁꽁!"
그러다가 아침이 되고 햇볕이 비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이 새는 조금이라도 햇볕이 많이 비치는 양지쪽을 찾아가서 중얼거리지.
"아이고, 밤새도록 떨었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네. 우선 좀 쉬고 보자."
그러면서 이 새는 햇볕 속에서 꼬박꼬박 졸기만 하는 거야. 그러다가 저녁때가 되면 그제서야 다시 걱정을 하는 거야.
"아이고, 오늘도 또 집 짓는 걸 잊어버렸네. 오늘은 또 어떻게 밤을 보내지?"
밤이 될 때마다 이 새는 떨면서 울어댄단다.
"아, 제발 나 좀 살려 주세요. 내일은 틀림없이 집을 지을 거예요."
그러나 이튿날 아침이 되면 또 언제 그런 다짐을 하였던가 하고 졸기만 하고……. 그러다가 밤이 되면 또 '내일 낮에는 꼭 집을 지을 거야'하고 다짐하지만 아침이 되면 간밤의 추위는 까마득하게 잊고 말지.
그리하여 이 새는 평생 집 한 채 없이 떨기만 하다가 일생을 마친단다.
그래서 이 새의 이름도 '추위 속에서 고생하는 새'라는 뜻으로 '한고조(寒苦鳥)'라고 한단다.
어때, 이 새 이야기를 듣고 나니 무슨 생각이 드니?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심후섭(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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