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대구는 삼재팔난(三災八難)이 들지 않는 길지(吉地)라고 말했듯이, 참으로 기이한 일이 많은 도시이다. 그 중 하나가 별똥별 이야기다. '고려사'에 의하면 문종 24년(1070년) 1월, 별이 대구현에 떨어져 돌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경상도지리지'의 대구군(大丘郡)편 영이지적(靈異之跡)조에 '군의 동쪽 2리쯤 신천 가운데 삿갓과 같이 생긴 돌이 있는데 전해오는 이야기에 이 돌은 성운(星隕)이며 삿갓바위라고 부른다'하여 고려사의 기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기록대로라면 1070년 대구 신천에 별똥별이 떨어졌으며 그 모양이 삿갓을 닮아 사람들이 삿갓바위(笠巖)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후 향토 출신으로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문인이었던 사가(四佳) 서거정 선생이 대구의 아름다운 10곳을 골라 지은 시문(詩文) 중에 '삿갓바위에서 낚시 놓기(笠巖釣魚)'가 있어 사가 선생 또한 이 바위 위에 앉아서 낚시 줄을 드리웠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일제 강점기에 그들이 쓴 '대구부사'에도 등장한다. 그런데 희한한 일은 해방 된 지 불과 60년이 지났을 뿐인데도 삿갓바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위치가 어디였는지를 아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1세기 이전 대구에는 전란의 피해도 없었고, 또한 지진이나 지각변동이 일어난 일도 없었으니 어디에선가 잠시 모습을 숨기고 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이 바위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사가 선생이 낚시를 놓았을 만큼 큰 바위인 것으로 보아 어쩌면 국내에서 가장 큰 별똥별일 수 있어 그 이전에 발견된 공룡 발자국과 함께 자연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자 최근 생물 다양성이 높아진 신천의 자연학습 과제와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대구시가 여러 간행물에 소개한 '대구10경'의 한 곳인 삿갓바위를, 건들바위로 잘못 비정한 잘못도 바로잡을 수 있다.
운석(隕石)은 다이아몬드보다 무려 열 배 이상 비싸다고 한다. 사람이 낚시를 놓을 만큼 컸으니 그 가치를 원화로 환산하면 천문학적인 가치가 된다.
이정웅 달구벌얼찾기모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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