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담 인정..이라크전 분노가 테러 계기
지난 21일 실패로 끝난 런던 폭탄테러 용의자로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오스만 후세인(27)은 30일 조사과정에서 테러 가담을 인정했으나 이번 테러가 주목을 끌기 위한 것이었을뿐 치명적인 공격은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률 전문가는 후세인이 수사관들에게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들 조차 다치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의 폭약만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혔다.
런던 서부 셰퍼드스 부시 지하철역 폭탄 공격 혐의를 받고 있는 후세인은 조사과정에서 에티오피아 태생의 영국인으로 본명은 이삭 함디로 밝혀졌다. 그는 경찰의 휴대폰 추적 끝에 로마의 동생 아파트에서 붙잡혔으며, 로마지역 코엘리 교도소의 독방에 수감된 채 조사를 받고있다.
법정 변호인인 안토니에타 소네사는 그가 심문과정에서 침착하고 논리정연했으나 자신이 테러리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며 영국 송환 움직임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당국은 이미 후세인의 신병인도를 요청해 놓고 있으며 이탈리아 대테러 당국은 그의 신병을 인도하기 전에 이탈리아 내에서의 행적에 관한 조사를 집중적으로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후세인 심문과정에서 나온 정보를 토대로 적어도 15개 지역에 대한 수색에 나서는 등 이탈리아 내 테러조직을 색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BBC방송은 전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후세인이 수개월 전 런던에서 자신의 상관인 무크타르 사이드이브라힘(27)으로부터 화학비료와 폭약, 타이머 등을 이용해 폭탄을 조립, 배낭에 넣는 방법을 배웠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후세인이 '무크타르'라고 지칭한 이브라힘은 지난 21일 런던에서 버스에 폭탄을 장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일간지 라 리퍼블리카는 후세인이 "무크타르는 우리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을 원치 않았으며 단지 테러공포만 확산시키길 원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또다른 한 신문은 그가 "우리 자신들만 폭사하는 것으로 돼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은 또한 조사관들에게 폭탄테러는 미국이 이끄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의 조직은 알 카에다나 지난 7월7일 테러를 일으킨 조직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후세인은 지난 21일 폭탄테러가 실패로 끝나자 객차 창문으로 뛰어내려 철로를 따라 현장에서 벗어난 뒤 5일후 워털루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해 프랑스를 거쳐 로마까지 도주한 것으로 영국 경찰은 보고 있다.
영국 경찰은 이달들어 발생한 2건의 폭탄테러와 관련, 모두 28명을 체포했으며 이중 현재 11명을 구금한 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실패로 끝난 테러와 관련해서는 후세인을 비롯해 4명 모두 체포돼 조사를 받고있다.
런던경찰청은 특히 후세인이 로마에서 체포되기 수시간 전에 사우디 아라비아의 한 번호로 전화를 건 점에 초점을 맞춰 사우디에 이번 런던 1, 2차 테러를 기획한 배후인물이 숨어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텔리그래프지가 보도했다.
신문은 한 관리의 말을 인용, "용의자 대부분이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된 휴대폰이나 유선전화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는 테러실패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갖고있고 ,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이제 문제는 누가 이들을 훈련시키고 어디에서 훈련을 받았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또 19개의 위조 여권과 서류, 은행 카드 등이 든 가방이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버려진 채 발견돼 테러용의자들과의 연관성을 조사중이다. 한편 영국 정부는 테러로 폐쇄됐던 버킹엄궁을 이날 일반인들에게 재개방했다.
(런던·로마APAFP연합)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