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 일본에 통쾌한 설욕

입력 2005-08-01 01:16:26

북한 축구가 2005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통쾌하게 설욕했다.

북한은 3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1차전에서 전반 26분 터진 김영준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북한이 일본을 누른 것은 지난 90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다이너스티컵 1-0 승리 이후 15년만의 일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93년 10월 카타르에서 열린 미국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부터 시작된 일본전 3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북한은 일본과의 통산 A매치 상대 전적을 4승2무5패로 바꾸며 거의 5할 승률에 근접했다.

무엇보다도 이날 승리는 북한 축구가 2006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가로막은 적수 일본에 대한 복수에 성공했다는 의미가 컸다.

북한은 지난 2월9일 원정경기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과의 1차전에서 1-2로 분패한 데 이어 6월8일 태국 방콕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린 5차전에서도 일본에 0-2로 져 아쉬움을 삼켰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영준은 15년만의 승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서 "월드컵에서 2번 다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선수들의 나이가 젊어 해보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꼭 이기자고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J리거 리한재 또한 "일본을 이겨 하염없이 기쁘다"면서 "한국 관중들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응원을 해줘 힘들 때마다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복수의 비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명성 신임 감독을 새로 사령탑에 기용하면서 변화를 꾀한 덕분.

대표팀 전원을 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선수들로 구성한 북한은 올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고도 게임 운영 미숙과 수비 불안으로 쉽게 무너지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날카로운 기습과 짜임새 있는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한 공격패턴과, 차분하고 조직적인 방어망을 펼쳐 일본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수비력 모두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취약 포지션인 골키퍼도 190㎝의 장신 수문장 리명덕이 맡아 여러차례 선방을 펼쳐 무실점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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