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의원, 일일 환경미화원 체험

입력 2005-07-29 10:06:39

29일 새벽 5시50분 대구시 수성구 중동 옛 대동은행 본점 앞. 생활쓰레기 청소차량 1대를 앞에 두고 주호영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환경미화원 복장을 한 채 헬멧을 고쳐 썼다. '민생 속으로'를 위한 1일 환경미화원 체험이다.

환경미화원 2명과 함께 청소차 뒤에 매달린 주 의원은 골목길을 내달렸다. 전봇대 옆 등지에 쌓인 쓰레기 봉투를 하나 둘 청소차에 싣고난 뒤 잽싸게 다시 청소차에 올랐다. 이날 새벽까지 비가 와 비닐봉투에는 제대로 분리배출이 되지 않은 음식물이 냄새를 풍겼고, 빗물이 곳곳에 묻어났다. 쓰레기 봉투를 담는 과정에서 청소차 뒤쪽의 압착기에서는 병조각이 깨져 튀어 나오고, 캔과 이물질이 압착기에 밀려 밖으로 튕기는 등 종종 아찔한 순간도 연출됐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주 의원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어색한 헬맷은 자꾸만 흘러내렸다. 약 1시간 동안 중동 지역 골목을 샅샅이 훑고 난 주 의원은 "힘 든데요. 달리는 청소차 뒤에 오르기도 힘들고, 쓰레기 배출간격이 짧은 골목길에서는 봉투를 들고 뛰는데 웬간한 체력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쓰레기 수거를 마치고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면서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 수거 뒤 샤워라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주민들이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아 수거하는데 힘이 들 뿐 아니라 쓰레기 처리비용도 많이 든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1일 체험만으로 환경미화원의 애환과 쓰레기 수거실태를 파악한다는게 무리겠지만, 민생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다는 의의를 갖는다"며 "앞으로 민생을 제대로 파악해 의정 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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