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요원 잠입시도설…당국 '비상'

입력 2005-07-29 10:35:59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조직원이 최근 해외에서 국내로 잠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첩보가 접수돼 전국 공항과 항만 등 관계 당국이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29일 경찰과 인천공항·공항 상주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한 외국인이 전화를 걸어와 '파키스탄인 A씨가 알-카에다 요원이니 알아보라'고말한 뒤 끊었다.

대사관측은 곧바로 이 내용을 국내로 보고, 관계 당국이 신원확인에 들어갔으며확인 결과 A씨는 30대의 파키스탄 출신 남성으로 이달 15일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입국 사증(비자)을 발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태국을 거쳐 열흘쯤 전부터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파악한 일부 첩보에는 A씨가 지난달 3∼4일께 입국한 뒤 이달 초 출국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출입국기록을 조회한 결과 국내를 드나든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확인됐다.

그러나 당국은 A씨가 여권 이름이나 생년월일 기록 등을 조작해 이미 출입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A씨의 행적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당국은 A씨의 신원을 각 기관에 전파하고 A씨와 인적사항이 유사한 인물이 입국을 시도할 경우 곧바로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세우는 등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그러나 특정인을 지목한 제보가 구체적이고 짧은 통화에서도 꼭 필요한 내용만언급한 점, 외국 정보기관에는 파악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누군가가 A씨를 음해하기 위해 제보를 가장한 '음해성 전화'를 걸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외국인끼리 개인적인 원한이나 채무관계, 불법 인력송출조직 간 알력 등의 결과로 인해 특정인을 음해하기 위해 '누구는 테러 조직원'이라는 식의 제보 전화를 해외공관에 거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제보전화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정보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며"하지만 웬만한 테러조직 요원은 이미 블랙리스트에 지정돼 철저히 감시하기 때문에입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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