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이런 삶] 보험컨설턴트 최인애씨

입력 2005-07-29 09:17:12

49일만에 100만$ 실적 '세일즈 우먼'

메트라이프생명보험(주) 최인애(崔仁愛.45) 컨설턴트는 호칭이 너무 많다. 컨설팅 FSR, 변액보험 판매관리사, 메트라이프 체어맨스 카운실 멤버, MDRT 부회장, COT 멤버, FP센터 자문위원 회장... 세 아이의 엄마가 어느날 생명보험에 입사해 5년여만에 얻은 호칭이다. 일반인이 들으면 얼른 이해가 안되지만 보험인들이라면 입을 딱 벌린다. 7주 실적 1백만불 달성, 6개월만에 유능한 보험 세일즈 우먼 13명 양성 등등... 보험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업적을 이룬 뒤 얻은 호칭들이다.

그러나 그의 고객들은 최 사장, 인애씨, 최인애씨 등 편한 이름으로 부른다. 동료들은 복이 많다고 '복녀'란 별명을 붙였다.

이처럼 온갖 호칭을 갖는 영광을 누리는 것도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대구여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뒤 IBM 코리아에서 9년여 근무한 뒤 퇴직, 한동안 전업 주부로 살았다. 하지만 93년 얻은 늦둥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품을 떠나자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40대 전후의 주부가 보통 겪는 사추기(思秋期)였던 셈이다.

건축자재업을 하는 남편 성환국(49)씨가 어느날 귀가하다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날 뻔했던 아찔한 경험은 그에게 보험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다.

사고 이튿날 보험설계사를 불러 각종 보험에 들었고 그때부터 보험에 대해 공부했다. 6년여간 보험사들의 모든 상품에 대해 연구했다.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오는 것일까. 메트라이프가 국내 최초로 보험 판매경험이 없는 여성을 부지점장으로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응시했다. 판매 경력이 있을 경우 타성에 젖게 돼 전혀 다른 경영기법을 구사하려는 메트라이프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200여명이 응시해 12명을 뽑는 공채에서 그는 1등을 차지했다.

그가 단기간에 성공한데는 나름의 비결이 있었다. 고객에게 진실만 얘기하고, 고객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업무상 얻은 고객의 비밀은 무조건 보호하는 게 그것이다. 고객의 50%가 한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대구·경북에서 계속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햇병아리 시절엔 대구여고 동기생들이 큰 힘이 됐다. 친구들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자기 일인양 사람들을 소개해줬다고.

부지점장으로 시작한 그는 2년여전 지점장 발령을 받을 뻔 했으나 평사원격인 '세일즈 우먼'을 선택했다. 미국에서 50년 넘게 세일즈를 하는 고희를 넘긴 대선배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 바람에 대학에 간 두 딸에게 고3 시절, 라면 하나 끓여주지 못했지만 고맙게도 둘 다 장학생으로 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성신여대에 다니는 둘째딸은 '끼'가 있는듯해 대를 이어 보험인을 시킬 생각도 하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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