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사교육비 '급증세'

입력 2005-07-28 10:48:46

SAT 과외비 시간당 70만원까지 치솟아

미국 버진 아일랜드에 사는 변호사 테릴린 스모크는대학 진학을 앞둔 딸 레베카의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를 위해 사설학원인 프린스턴 리뷰에서 과외교사를 고용했다.

과외교사는 시간당 200달러를 받고 뉴욕에서 스모크의 집까지 와서 3주간 하루두 시간씩 레베카를 가르쳤다. 그 결과 레베카는 1600점 만점에 1400점 가까운 점수를 받아 지난해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했다.

레베카의 어머니는 "돈이 꽤 들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과 고교 입시 상담교사들은 이런 과외가 너무 비싸며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대학 진학을 걱정하는 부모들과 학생들의 수요로 인해 SAT 과외교사비는 시간당 685달러(약 70만6천원)까지 치솟고 있다.

보스턴 소재 시장조사회사인 에듀벤처스에 따르면 미국의 SAT 준비 시장규모는올해 5% 성장한 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프린스턴 리뷰의 경우 24시간 개인교습 패키지를 제공하는데 5~10년 경력을 지닌 '마스터'급 과외교사를 고용하려면 4천800달러가 들고 10년 이상 경력의 '프리미어'급 과외교사는 7천200달러를 받는다.

뉴욕에 있는 또다른 입시준비회사 인스피리카의 경우 유일한 '마스터'급 교사인도널드 비스카디에게 교습을 받으려면 시간당 525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어드밴티지테스팅 회사의 최고 선생에게 배우려면 시간당 685달러를 내야 한다.

프린스턴 리뷰에 따르면 주요 고객은 월가(街)의 은행가, 변호사, 의사, 기업중역들, 연예인 등 연간소득이 10만달러를 넘는 사람들.

그러나 개인교사를 고용할 형편이 안되는 학생들은 대신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에서 발행한 '공식 SAT 학습 가이드: 새로운 SAT'라는 시험 준비서를 14달러에사서 보고 있다.

대학들과 칼리지보드의 반응은 신통찮다. 다트머스대학의 입학관리부장인 칼 퍼스텐버그는 "터무니없는 값을 매기고 학생들의 걱정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설 SAT 준비과정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비싼 과외교습비가 가난한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일자 저소득 가정을 위한 재정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예일대는 장학금 300만달러를 추가 책정하겠다고 밝혔으며 하버드대는 연간 소득 4만달러 이하인 가구로부터는 돈을 받지 않기로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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