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대작' 잇단 참패 속 대반격 기대

입력 2005-07-27 08:37:46

'할리우드를 누가 말려.'

영화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 극장가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휩쓸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파상공세에 수십억 원을 쏟아 부어 제작된 국산 기대작들은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한국영화는 6월 둘째주 '연애의 목적'이 반짝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이후 '스타워즈 3', '배트맨 비긴즈',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우주전쟁' 등 할리우드 영화끼리 박스 오피스 1위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절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에도 '아일랜드'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스텔스' '로봇' '판타스틱 4' 등이 줄줄이 개봉 예정이어서 이번 여름 시즌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싱거운 한판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해 국산대작으로 꼽힌 '천군'은 '마다가스카' '여고괴담4'와 동시 개봉한 결과 첫 주에 '마다가스카' '우주전쟁'에 이어 흥행 3위, 개봉 둘째 주에는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개봉 2주만에 100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돌파해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예매율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마다가스카'는 개봉 10일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고 '우주전쟁'은 지난 주 40여만명을 추가해 관객 누계 290만명을 넘어서 3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지난주 5위로 쳐지긴 했으나 몇주째 국내 극장가를 할리우드 영화로 들끓게 한 시발점이 되었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는 지난 주말까지 전국 349만명을 기록해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외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화가 극장가를 장악하면서 국내 영화계는 28일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8월 4일 개봉하는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 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로선 박스 오피스 1위자리 탈환을 노릴 수 있는 것은 이들 영화밖에 없다는 기대다.

'친절한 금자씨'는 언론시사회 이후 "박찬욱 영화 미학의 결정판"이라는 호의적 반응과 "미지근한 복수 3부작의 결말"이라는 부정적 평이 엇갈린 상태다. 그러나 비밀 마케팅으로 일관해 개봉전 일반 시사회가 한번도 없다는 점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와 '아일랜드'를 1주 천하로 몰아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는 '여자의 복수'라는 새로운 소재와 '이영애의 놀라운 변신'이 예고되면서 스릴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2005년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은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가 실패하면 '웰컴 투 동막골'이 대기중이다. '친절한 금자씨'보다 사전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언론시사회서 "매끄럽게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라는 호평을 얻었다. 게다가 '웰컴 투 동막골'은 인지도 상승을 위해 개봉전 10만명 규모의 대규모 일반 시사회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당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한발 비껴간 두메산골 '동막골'이란 마을을 무대로, 이곳에 들어온 국군과 인민군, 연합군이 한데 모여 벌어지는 이야기다.

잘 만들어진 우리 영화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젖히고 언제쯤 박스 오피스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될지 영화팬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사진 : 8월 4일 개봉하는 '웰컴 투 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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