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의 활용 이렇게

입력 2005-07-26 09:15:46

여름방학 동안 인터넷을 통해 부족한 과목이나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을 미리 공부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인터넷 강의는 무더위를 피해 집에서 편히 들을 수 있고, 학교나 학원에 갈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학교와 학원의 실제 수업을 통해 공부를 해 온 학생들에게는 나태와 겉핥기식 공부라는 치명적인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온라인 공부에도 적절한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단계별로 짚어 본다.

▶선택=의욕만 앞세워 무리하면 오히려 시간과 노력, 비용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 자신의 실력과 여유 시간, 필요한 수강 과목과 단원 등을 결정하는 것이 첫 단계. 인터넷 강의는 영역과 과목, 단원, 유형 등에 따라 세분화된 경우가 보통이므로 우선 한두 강좌를 들어본 뒤 여력에 따라 수강 범위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강의를 선택하느냐 역시 철저하게 자신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유명 강사라거나, 친구가 효과를 봤다거나 하는 얘기가 불필요한 건 아니지만 자신에게 꼭 맞으라는 보장은 없다. 듣고자 하는 내용과 관련된 강좌들을 모두 찾은 다음 맛보기 강좌를 들어보거나 게시판, 수강 후기 등에 올라와 있는 강의 평가를 꼼꼼하게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준비와 예습=인터넷 강의는 혼자 편안한 환경에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나태해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화면을 계속해서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을 잃으면 중요한 내용을 놓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만의 계획표를 미리 짜서 체계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한 다음 수강과 휴식 시간을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집이 나은지 학교나 독서실 등이 나은지도 따져봐야 한다.

인터넷 강의는 이해가 되지 않거나 어려운 부분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강의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되돌려 보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강의의 흐름을 놓치기 쉽고, 전체적인 수강 시간도 길어져 피로가 쌓일 수 있다. 학습량을 채우는 것도 만만찮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예습이다. 수강 전에 교재나 학습 자료 등에 나온 주요 내용이나 의문점 등을 챙겨본 뒤 학습할 때 주의를 기울이면 인터넷 강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수강=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이다. 사전에 자신에게 적절한 시간을 체크했다고 해도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으므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가령 30분 수강, 10분 휴식으로 계획했더라도 머리가 무거운 날은 20분 수강, 15분 휴식 등을 통해 목표한 학습 분량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속도나 화면 크기 등도 강의 내용, 그날 컨디션 등에 맞춰 조절할 수 있으므로 방법을 알아둬야 한다.

학습한 단원과 내용, 공부한 분량 등은 그때그때 메모해 두는 것이 좋다. 비슷한 강의를 다시 듣거나 이용 기간이 지났을 때 수강 기간을 늘일지 다른 강좌를 들을지 선택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복습=강의를 반복해서 들었는데도 이해가 완전히 되지 않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게시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답변을 빨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원에서 직접 강의를 듣는 것 못지않게 학습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업체들이 강화 추세에 있는 강의 평가나 쪽지시험 등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강의를 다 들었다는 만족감이나 시험에 대한 거부감으로 평가를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성과를 거두는 데는 좋지 못한 태도다.

▶학부모=아날로그 세대이거나 디지털 세대의 초입에 있는 학부모 입장에선 인터넷 강의의 효과가 의심스럽다. 혼자 방에 틀어박혀 헤드셋을 끼고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자녀의 모습을 보면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인터넷 강의가 도입되던 몇 년 전에 비하면 학생들의 적응도는 대단히 높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므로 공연히 방안을 흘깃거릴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자녀에게 인터넷 강의의 장점이나 수강 계획 등을 들은 뒤 학교 보충수업이나 학원 수강 등과 병행하는 방법을 함께 의논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신뢰와 책임감을 심어주는 길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방학 동안 학생들의 이용이 높아지는 인터넷 강의는 선택에서부터 사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제대로만 활용하면 학원 수강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