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사설)고정관념 깬 점순이에 갈채를

입력 2005-07-26 08:36:27

최근에 일어난 점순의 연애설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남녀칠세부동석'에 대한 생각을 고수해 왔다. 또한 남녀의 역할을 철저히 구분하며, 여자의 경우 가사일과 관련된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현모양처가 되기를 교육받고 강요받으며 산다. 남녀 관계에서도 여자는 정숙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지고 사랑의 표현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시대에 점순이가 보여준 행동은 이 땅의 모든 보수파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줄 만한 일이며, 시대가 고수해 온 남녀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점순과 같은 사춘기 청소년들은 때로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고민하기도 하지만,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존재들이라 앞뒤 생각 없이 행동하여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사춘기 때에 이성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실로 권장할만한 일이다 .

우리는 이제껏 너무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여 살아왔다. 그래서 점순의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비를 가리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바뀔 때가 도래하였다.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생각, 모든 일에 대해 남자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고 여자는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는 시대의 발전을 꾀할 수 없다. 마름 집 딸인 점순이가 전통적인 고정 관념을 깨고 소작농의 아들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출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도 이제 남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점순의 일을 인습적 사고에 맞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는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드러낸 그녀의 용기를 가상히 여기며 박수를 쳐 주어야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진솔한 남녀 관계의 정립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고루한 고정 관념들과 인습들이 모두 청산되기를 바란다.

조연수기자(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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