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 금리가 연 3.2~3.6%대로 낮아 고객들이 외면하자 수수료 면제, 건강 검진, 레저 상품 할인 혜택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첨부한 금융 상품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품들은 '금융 백화점'화하고 있는 은행의 다양한 상품 목록에서 구색을 맞추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상품은 부가서비스가 많은 것보다는 수익성 높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적립석 펀드 인기 "짱"= 25일 지역 은행업계에 따르면 요즘 고객들이 가장 많이 가입하는 상품은 적립식 펀드, 주가연동예금, 주가연계증권 등 주식 관련 상품들. 주식시장의 활황에 힘입은 것이다. 이 상품들은 '은행 금리+α'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1년 이상 가입하면 10~20%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투자 개념을 살린 변액유니버셜보험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상품이다.
이에 비해 은행 고유 상품인 정기 예·적금은 인기를 잃은 지 오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들은 각종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맞춤형' 예·적금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50세 이상 고객을 겨냥해 'KB시니어웰빙통장'을 출시했다. 주치의 1대1 건강검진, 병원 검진예약 대행, 검진료 할인 등 건강 관련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노후 대비 상품이다.
조흥은행은 만 20세 이상 32세 이하 새내기 직장인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첫 해 연회비 면제, 금리 우대 등의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스타트플랜저축예금'을 판매 중이다. 대구은행은 레저시설 예약, 레저비용 할인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평생저축 레저클럽'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해외여행 5만 원 할인 등의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면서 1년 이상 가입 때 최대 3.9%의 확정금리가 붙는 '우리로모아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품들은 초기 마케팅 강화 시기를 지나면 판매율이 정체된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 설명이다.
박기수 대구은행 PB기획팀 부팀장은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금융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이 상품들은 수익성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력 상품은 될 수 없다"며 "수익성이 많은 적립식 펀드나 주가연계 상품들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펀드가 아무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모든 고객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60대 이상 고객들은 대체로 안정성을 중시하므로 손실을 볼 수 있는 펀드 상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60대 이상 고객이라도 금융 자산이 많으면 분산 투자 차원에서 펀드에 가입할 수 있으나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대구지점은 60대 이상 거래 고객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고객들은 금리가 낮지만 건강 관련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KB시니어웰빙통장'에 대한 은행 직원들의 상품 설명에 별 거부감없이 선선히 가입한다. 오히려 펀드 상품에 대해 설명할라치면 손을 내저으며 '펀드'의 '펀' 자도 꺼내지 말라고 한다. 고령 고객이 많은 이 지점은 신규 수신 금액의 10% 정도가 펀드로 향할 뿐이다.
이은숙 국민은행 대구지점 과장은 "펀드나 주가연계상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긴 하지만 60대 이상 고객들은 안정적인 상품을 선호한다"며 "30~40대의 고객들은 제 발로 찾아와 펀드에 가입하기도 하지만 60대 이상의 고객들에게 펀드를 판매하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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