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명 모델 린즈링 부상으로 떠들썩

입력 2005-07-25 07:49:40

대만 '제1의 모델'이라며 여신처럼 떠받들여지고 있는 린즈링(林志玲.33)이 최근 중국에서 광고 촬영 중 낙마, 부상한 뒤 언론의 과잉 보도와 국가 원수급 대우로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린즈링은 지난 8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낙마, 갈비뼈가 6대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고 다롄 병원에 입원해 있다 지난 23일 중국에서 인터내셔널 SOS 전용기를 타고 홍콩에 도착, 대만 중화항공 전세기로 환승한 후 9시간만에 대만으로 돌아왔다.

린즈링이 다롄에 입원해 있는 동안 대만 언론들은 출장 취재로 매일 그녀의 근황과 다롄 병원의 치료법을 전하는 것은 물론, "부상으로 가슴 성형 보조물이 터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괴소문에 대한 추적 보도에서 "x-레이 촬영 결과 성형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확인 보도까지 하고 있다.

대만 언론은 특히 초대형 태풍 '하이탕' 상륙으로 중남부 주민들이 수해 피해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때에도 수해 소식 보다는 린즈링을 앞세웠다.

또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부인인 우수전(吳淑珍) 여사와 뤼슈롄(呂秀蓮) 부총통까지 린즈링의 부상을 걱정하는 부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하기 까지 했다.

특히 린즈링이 대만에 돌아온 23일 언론의 취재 경쟁이 절정을 이뤄 다롄·홍콩·대만 3곳을 연결한 생중계가 이뤄지고 린즈링이 치료를 받기로 결정된 대만대학병원의 모든 출입구에 기자와 카메라가 지키고 서 있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린즈링은 VIP 병실에서 24시간 4명의 경호원들이 지키는 가운데 대만대학병원 부원장 양판츠 등 최고 의사들로 구성된 의료진의 치료를 받는 등 외국 원수를 능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러나 모델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지나치게 융숭한 대접을 지켜보는 대만인들의 눈빛은 차갑기만 하다.

인터넷에는 "린즈링이 국모라도 돼냐", "린즈링이 싫지는 않지만 매일 뉴스에서 보니 토할 지경"이라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특히 린즈링과 그의 가족들이 "우리는 일반인일 뿐 특권은 없다"며 여러 차례 해명한 데 대해 "총통 부인과 대만대 최고 의료진들이 일반인의 부상에 관심을 보이겠는가"라며 반박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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