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잠자리 잡으러 가자."
21일 오후 6시쯤 대구시 서구 평리중학교 운동장. 초등학생 또래 아이들이 제 키보다 큰 잠자리채를 들고 날아다니는 수백 마리의 잠자리를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김현지(11) 양은 "잠자리가 이렇게 많고 빨리 나는 줄 몰랐다"며 신기해했고 이익군(9) 군은 "잠자리는 시골에만 있는 줄 알았다"며 잡은 잠자리를 다시 하늘로 날려주기도 했다.
불볕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대표적인 '여름곤충'인 잠자리가 제철을 맞아 도심을 누비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장마가 끝나고 평년보다 4, 5℃가량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잠자리의 번식력이 왕성해져 개체수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경북대 생물학과 권용정 교수는 "날씨가 더울수록 잠자리가 더 많아져 도심에서도 쉽게 발견된다"며 "요즘이 한창 번성기"라고 말했다.
교미를 마친 잠자리가 아스팔트에 알을 낳거나 자동차에 달려드는 일도 자주 목격된다. 이는 수만 개의 홑눈을 가진 잠자리의 눈에 착시현상의 일종인 '편광현상'이 발생하는 탓이다. 아스팔트나 차체에 이글거리는 아지랑이로 인해 산란장소인 '물가'로 착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모기, 파리, 깔따구 등을 잡아먹는 잠자리는 사람에게 이로운 곤충. 저수지, 연못에 산란해 1, 2년간의 유충시기를 거쳐 2, 3주간의 짧은 생을 사는데 생존력이 강해 나쁜 수질이나 매연에도 쉽게 적응한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표적인 여름 곤충인 잠자리가 도심에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은 평리중학교 운동장.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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