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피서 삼림욕:피톤치드 솔솔 스트레스 훌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흔히 도시인들은 더위를 피해 바닷가나 계곡 등을 찾게 된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해수욕장과 계곡. 도시의 대기오염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에는 '2%' 부족한 피서이다. 이번 휴가 땐 숲 속을 산책하며 몸과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어떨까.

■삼림욕이란

삼림욕은 울창한 숲 속에 들어가 나무의 향내와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는 자연건강요법이다. 'Green Shower'라는 삼림욕의 영문명은 그 느낌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삼림욕은 지난 20세기 초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폐결핵의 유일한 치료법이기도 했다.

삼림욕의 효과는 크게 세 가지. 첫째, 수목의 생명활동 중 발산되는 피톤치드와 테르펜이 유해한 병균을 죽이고 스트레스를 없앰으로써 심신을 맑게 하고 여러 가지 병을 예방한다.

둘째, 울창한 숲 속의 계곡 물가에 많이 있는 음이온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진정시키며 혈액 순환을 돕는 등 문명병을 없애준다. 셋째, 나무가 울창한 숲 속을 천천히 산책하는 것은 신체리듬을 회복시키고 산소공급을 원활히 하며 반사신경 등 운동신경을 단련시켜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자연의 항균물질,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식물'이라는 뜻의 '피톤(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치드(cide)'를 합쳐 만든 말이다. 식물이 자기 몸을 방어하기 위해서(공기 중의 세균, 곰팡이를 죽이고 해충, 잡초 등을 방지) 만들어내는 항균물질이다.

피톤치드는 특정 물질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항균물질의 총칭이다. 테르펜을 비롯한 페놀 화합물, 알카로이드 성분, 배당체 등을 포함한다. 모든 식물은 저마다 하나 이상의 항균성 물질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피톤치드를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실험에서 결핵균 혹은 대장균이 섞여있는 물방울 옆에 상수리나무의 신선한 잎을 놓으니 몇 분 후 이 세균들이 죽어 버렸다고 한다. 이처럼 피톤치드는 살균작용을 통해 숲의 공기를 세균이 없는 신선한 공기로 살아 숨쉬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피톤치드의 항균성은 병원균을 단시간에 죽이는 항생물질처럼 강력한 것은 아니다. 일종의 예방적 차원의 세균억제물질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삼림욕을 할 경우에만 피부병, 천식, 폐결핵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문명병을 치유하는 음이온

숲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혈액에 작용하면 혈액의 약 알칼리화를 진행하면서 혈액을 서서히 정화시킨다. 또 혈액 중에 면역력 항체를 가진 감마 글로불린이 현저하게 증가하여 면역력이 증가된다. 특히 감각계통의 조정 및 정신집중 등 뇌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작용을 한다.

음이온이 증가하면 인체건강과 문명병 치료에 대단히 유익하다. 음이온은 자율신경을 진정시키고 불면증을 없애며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얼굴색을 밝게 한다.

■효과적인 삼림욕

온도가 최고로 올라가는 요즘이 삼림욕을 하기에 효과적이다. 피톤치드는 일반적으로 5월과 8월 사이에 온도가 최고로 올라갈 때와 해가 뜨는 오전 6시쯤에 가장 활발하게 발산된다. 따라서 삼림욕은 피톤치드가 충만해 있는 오전 10시~낮 12시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되도록 바람이 잔잔한 날이 좋다. 이는 피톤치드가 휘발성 물질이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쉽게 없어지기 때문이다.

삼림욕에 적당한 장소는 숲 가장자리에 100m 이상 들어간 산 중턱. 또 활엽수보다는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등 침엽수림이 울창한 곳이 더 좋다. 침엽수가 활엽수의 2배, 겨울보다 여름철에 10배 이상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많이 발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림욕을 할 때는 몸에 끼지 않는 헐렁한 옷차림이 효과적이다. 땀 흡수성이 좋은 면 소재에 피부가 많이 드러나는 반팔과 반바지 차림이 좋다. 짙은 화장을 하거나 향수를 뿌린 후 숲 속에 들어가면 해충들이 날아들 수 있으니 가급적 맨얼굴로 산림욕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숲 속에서 걸을 때는 가끔 심호흡을 하면서 최소 3시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10km, 노인과 아이는 4km가 적당하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