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너무 좋아요. 이번 여름방학에는 그동안 다리가 아파 놀아 주지 못했던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넘어져 왼쪽다리 내측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던 진재호(39·중학교 교사)씨. 매일신문 독자이벤트인 '도전 베스트 라이프'를 통해 이제 그는 부상의 그늘에서 벗어나 잃었던 웃음을 되찾았다.
6주간의 깁스 후 4개월이 경과했지만 다리의 근력이 약해져 뛰는 것은 물론 계단을 오르는데도 불편함을 느껴야 했던 일은 모두 옛날 일이 됐다. 이젠 2계단씩 오르내릴 수 있고 조깅속도로 운동장을 달려도 왼쪽다리가 아무렇지 않을 정도다. 근력이 약화돼 오른쪽 다리에 비해 40~50% 수준이던 왼쪽다리의 기능은 80%까지 끌어올려졌다.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이 붓고 통증이 생겨 조금 먼 보행은 부담 그 자체였지만 지금은 운동장을 몇 바퀴씩 뛰거나 하고싶은 운동을 할 수 있어 하루 하루가 즐겁다. 아직 무릎을 90° 정도로 구부릴 경우 경미한 통증이 있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 모두 완쾌될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포항-대구 간 고속도로 개통식을 앞두고 열린 인라인스케이트대회에 나갔다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후 잃었던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것이 기쁘다. 그동안 다리가 불편하다보니 잡 안에서 아이들이 다가와도 저리 가라고 짜증을 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인 그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못한 아빠 노릇을 다할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학교생활도 달라졌다. 동료교사들로부터 몸이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 것부터 기분이 좋다. 학생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학생들과 축구, 농구 등 좋아하는 운동을 같이하며 어울릴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물론 아직 조심을 해야겠지만 그의 왼쪽다리 근력은 육안으로도 오른쪽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단단함을 과시한다. 지난 5월말 도전 베스트 라이프 이벤트에 참가한 그가 이처럼 빨리 회복할 수 있었던 데는 운동사들의 운동지도방법을 믿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본인의 노력 덕분이다.
그 자신도 이렇게 빨리 회복된 것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학교생활 외에 대학원 졸업학기를 마무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는 일주일에 3일씩 재활운동프로그램에 참여, 하루 두 시간씩 비지땀을 흘렸다.
걸을 때 본인은 느끼지 못했지만 주변사람들이 보면 다리를 약간 저는 상태였던 그에게 운동프로그램은 쉽지 않았던 게 사실. 다리에 힘을 주고 자신 있게 바닥을 디디지 못하다보니 처음엔 가르쳐 주는 운동동작들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동작 하나하나를 바로 잡아주고 무리한 자세가 나오지 않도록 해주는 지도를 따라 하다보니 운동프로그램들을 소화해 나갈 수 있었다.
이종균 운동사는 "진씨는 고유감각수용기능 향상, 왼쪽 무릎 주변 근력강화 등이 필요해 원판굴리기, 트렘볼린 걷기, 밸런스보드에서 앉았다 일어서기, 무릎 펴고 한쪽 다리 들기, 에어쿠션 위에서 왼쪽 다리로 서기와 같은 운동을 통해 부상후유증을 털고 스포츠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다리기능을 회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운동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다보니 혼자서 하는 것과 달리 부상위험이 적어 안심하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오른쪽 다리를 든 채 다쳤던 왼쪽다리만 갖고 미니허들 좌우를 여러 차례 뛰어넘어도 괜찮을 정도로 왼쪽다리의 근력이 강해졌고 균형감도 되찾았다.
미니허들 좌우 뛰어넘기는 웬만한 정상인도 넘어지지 않고 동작을 반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운동이다.이것뿐 아니다. 양팔을 벌린 채 아이들의 놀이기구인 봉봉과 같은 트렘볼린 위에서 오른쪽다리는 들고 왼쪽다리만으로 껑충 뛰어 공중으로 치솟은 뒤 넘어지지 않고 그대로 착지하는 동작도 완벽하게 해냈다. 물론 처음엔 넘어질까 봐 제자리서 점프도 못했었다. 그는 다리골절이나 인대파열을 당한 환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물리치료만 하지 말고 운동재활치료를 잊지 마세요. 부상 재발을 예방하고 줄이는 데는 운동재활치료만한 것이 없습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사진: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되는 바람에 보행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었던 진재호씨는 이제 트렘볼린 위에서 왼쪽 다리로 점프한 뒤 가볍게 착지할 정도로 왼쪽 무릎이 좋아졌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