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민 '큰 충격' 에 빠져
영국 국민은 런던 테러 용의자들이 해외 알 카에다가 아니라 평범한 영국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은 14일 테러범들의 평범했던 모습을 전하며 국내 교실과 지역사회에서 테러의 싹이 자랄 수 있다는 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하시브 후세인
리즈시에 살던 크리켓을 좋아하는 평범한 10대 소년 하시브 후세인(18)이 타비스톡광장에서 폭발한 30번 2층 버스의 테러용의자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가족과 이웃은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그가 문제 청소년이 된 후 그의 가족의 고향인 파키스탄으로 보내지기는 했지만 얼마 후 규율도 잡히고 성격도 원만한 청년으로 바뀌어 돌아왔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이 지역에서 가난하지만 존경받는 집안 출신이지만 중등교육 졸업 자격시험인 GCSE 성적이 모두 취소되고 파키스탄 방문과 메카 하지순례가 이어지면서 삶의 방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학창시절의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가 운동에 소질이 있는 평범한 아이였으며 가족들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
그가 다닌 사우스 리즈 고교도 성명에서 "그는 학교에 잘 출석했고 그의 기록에서도 GSCE 성적이 취소된 것을 빼고는 특이한 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가 테러를 저지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그의 어머니는 런던 테러 후 아들이 친구와 런던에 간다고 한 뒤 연락이 끊겼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이 신고는 리즈를 중심으로 한 테러 조직을 밝혀내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경찰은 그의 집을 폐쇄한 채 수색했으며 그가 급진적인 생각에 빠져든 것이 국내였는지 해외였는지 조사 중이다.
◆모하메드 사디크 칸
에지웨어로드역 폭탄 테러 용의자 모하메드 사디크 칸(30)은 이슬람서점을 운영하며 새로 이주해온 가난한 가정의 어린이들의 학습을 돕는 초등학교 보조교사로 일해온 평범하고 모범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8개월 된 딸을 두고 있고 그의 아내는 둘째 아기를 가진 상태다. 함께 사는 장모는 자원봉사 공로로 버킹엄궁에 초청돼 여왕으로부터 상을 받을 만큼 존경받는 인물이다. 어디에서도 테러 징조를 찾기 힘들다.
그가 보조교사로 하는 일은 비스턴에 있는 힐사이드초등학교에 전학 온 학생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학습능력도 평가하며 학교 적응을 돕는 것이다. 그는 2002년 더타임스 교육면 인터뷰에서 자기 일은 아이들 정착을 돕는 것이라며 "많은 아이들이 이 학교가 다녀본 학교 중 최고라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가끔 지역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하고 파키스탄 출신으로 반탈레반 정서와 여권 의식을 가진 아내와 불화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흐자드 탄위어
알드게이트역 폭탄테러 용의자 세흐자드 탄위어(22)는 주변 사람들에게 마른 체격에 머리를 멋지게 염색한 말쑥한 차림새의 젊은이로 여자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것보다 기도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착실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가 지난 6개월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한 것이 그의 삶을 바꿔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행에서 그는 알 카에다 교관과 선전원들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친구들은 크리켓 등 스포츠에 열광하던 그가 지난 몇 달간 사원에 간다, 기도모임에 간다 하며 의도적으로 자신들을 피했다고 말했다. 그의 삼촌 아흐메드는 "탄위어가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면서도 폭탄테러는 조카 책임이 아니라 그의 배후 세력의 소행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흐자드는 한번도 말썽을 피운 적이 없다"며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의 뒤에 무언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세흐자드의 친구인 사즈는 세흐자드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조용하고 독실한 이슬람 신자였다고 말했으며 그는 지역문화센터 어린이 스포츠 활동에서 자주 자원봉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테러 전 세흐자드는 한동안 다른 한 친구와 함께 며칠씩 리즈를 떠나고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가 무슨 목적으로 어디에 갔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이자즈(나딤) 피아즈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난 킹스크로스역 폭탄테러 용의자로 아직 그의 성장배경이나 생활 등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30대 초반의 이 남자는 리즈시의 이웃들에게는 이자즈 또는 나딤 피아즈로 알려져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잭시'라고 불리며 그는 혼자서 루턴역까지 와서 다른 3명의 테러 용의자들과 합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의 가족이 살고 있는 리즈시 비스턴에 있는 그의 집은 13일 푸른 천으로 가려진 채 경찰의 수색이 진행됐다.
이웃들은 그 집에 대해 피아즈의 부모가 헤어진 뒤 수년간 비어 있었으며 밤늦게 사람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젊은 사람들이 새벽 2, 3시에 집에 와서 몇 시간 동안 모임을 가졌고 때로는 5, 6명, 때로는 10명 정도가 모였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현재 이 모임에 누가 참석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런던 테러를 계획한 테러조직 소속이었는지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피아즈의 동생 나비드(29)도 패딩턴 그린 경찰서 반테러부서 형사들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요크셔에 있는 그의 집 역시 폐쇄돼 경찰의 수색을 받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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