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객기 피격 위기 모면

입력 2005-07-14 15:04:32

러 영공서'KAL기 피격'유사 상황 연출

지난 1983년 소련 영공을 침입했다가 격추된 대한항공(KAL) 피격 사건과 같은 참사가 러시아 영공에서 되풀이될 뻔했다. 지난 11일 밤9시 56분(이하 모스크바 시간) 베트남 하노이를 출발한 베트남항공 보잉 777기 525편이 영공통과허가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채 러시아 남부 사마라주(州) 영공에 진입했다가 러시아 공군의 공격 직전 상황에까지 처했다.

다행히 국방부와 함께 통합방공망 시스템을 운영중인 교통부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마라주 통합관제소가 운항 계속 허가를 내림으로써 베트남 항공기는 무사히 모스크바 도모제도보 공항에 12일 오전 7시 1분에 착륙했다.

매주 2회 이 노선을 운항하는 베트남 항공사는 지난 11일자로 러시아 영공통과 허가 기간이 만료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기간 연장 서류를 받지 못했다면서 관제소가 교통부의 뜻을 받아들여 영공을 통과시킨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국방부측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가 빈번한 만큼 교통부 당국자들의 행태는 사태를 악화시키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방부는 특히 유사한 사례로 지난 1983년 KAL기가 사할린 부근 상공에서 소련 영공을 침범해 격추됐으며 269명의 승객이 사망한 사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방부가 영공 허가를 받지 않은 비행기가 진입을 시도한다면 앞으로는 독자적으로 요격 등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13일자 일간 코메르산트는 특히 베트남 항공기가 러시아 영공에 진입한 시간은 12일 새벽 5시 34분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당일 새벽 1시 45분 인근 아스트라한시(市)에 도착했다면서 자칫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편 모스크바 착륙후 영공통과허가서를 공식 갱신한 베트남 항공기는 12일 밤 하노이로 출발했다.

(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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