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딸 보고 싶어 탈옥"

입력 2005-07-14 14:26:06

전주 탈옥수 대전서 검거

지난 11일 전주교도소를 탈옥했던 최병국(29)이 탈주 51시간 만에 대전에서 검거됐다. 13일 오후 2시30분께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모 중고자동차 매매상가 인근에서 은신 중이던 최병국이 잠복 경찰과 격투 끝에 붙잡혔다.

최씨는 11일 오전 교도소 정문을 통해 유유히 탈옥한 후 택시를 타고 대전으로 잠입, 다음날 차량을 절취한 뒤 번호판을 교체하고 납치강도짓을 벌이다 덜미를 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보고 싶어 탈옥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최씨를 상대로 1차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전주교도소 관할인 전북경찰청 소속 전주 중부경찰서로 신병을 인계할 계획이다. 강도상해 등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재소 중이던 최씨에게는 이번 탈옥으로 도주죄(1년 이하), 납치강도(3년 이상), 절도(6년 이하) 등이 추가로 적용될 전망이다.

◇검거 13일 오후 1시50분께 일제 검문검색 중이던 북부경찰서 신탄진지구대 이덕우 순경 등이 대덕구 신대동 중고자동차 매매상가 앞 모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앞뒤 번호판이 다르게 부착된 코란도 차량을 발견했다. 이 순경 등은 즉시 112상황실 등으로 보고, 수사요원 10여 명이 급파돼 잠복에 들어갔고 20여 분 뒤 용의차량으로 다가오던 최씨를 발견, 100여m의 추격전 끝에 검거했다. 검거 당시 최씨는 교도소에서 지급한 연한 미색의 반소매 티셔츠에 청색 하의 운동복 차림이었으며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교도소 탈옥 최씨는 지난 11일 오전 11시40분께 전주교도소에서 운동을 하던 중 운동장 뒤편의 철망을 넘어갔다. 철망을 넘은 최씨는 바로 죄수복을 벗어 버렸으며 3일 전 교도소 내 빨랫줄에서 훔친 청색 하의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상의는 교도소에서 지급한 미색의 반소매 티셔츠 상태였다.

철망 너머에는 잠긴 철문이 있었지만 때마침 지나가던 교도직원을 따라 직원인 것처럼 철문을 통과할 수 있었고 철문 앞 교도소 콘크리트 정문도 민간인과 섞여 손쉽게 빠져나왔다. 이후 최씨는 교도소 경비초소 앞에 주차돼 있던 택시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다. 교도소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최씨는 교도소 직원의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주 경로 탈옥한 최씨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 청주로 가자고 한 뒤 신탄진 휴게소에서 내려 휴게소 철망을 넘어 다른 택시로 옮겨타고 대전시내로 잠입했다. 이어 이날 오후 2시께 친구를 만나 "귀휴 나왔다"며 용돈 4만 원을 받은 뒤 친동생을 만나 "춘천에 있는 딸을 보러 간다"며 밥을 먹고 헤어졌다.

최씨는 대전 보문산 인근을 배회하며 보문산 팔각정에서 하룻밤을 노숙했다. 다음날 12일 새벽 일어난 최씨는 대전 유성 충남대로 가 차량키가 꽂혀있던 검은색 코란도 차량을 절취한 뒤 산성동 인근의 차량 두 대에서 번호판을 훔쳐 바꿔 달았다.

이어 딸이 있는 춘천으로 가기 위해 북대전 톨게이트로 향했으나 경찰의 검문검색으로 차량을 돌려야 했다. 대전시내 등을 배회하던 최씨는 밤 10시30분께 대덕구 중리동 모 여관 앞에서 차 배달을 시켜, 배달온 여종업원 A(19)씨를 차량으로 납치, 3시간여 동안 감금했다 풀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씨는 도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3일 오후 1시30분께 대덕구 신대동 중고차 매매상사의 아는 사람을 찾아갔다 결국 잠복 중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탈옥 동기 최씨는 검거 직후 경찰에서 "수감 후 아내와 딸이 한동안 면회를 오지 않아 딸이 보고 싶어 탈옥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교도소 내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교도소 측이 허락하지 않는 등 재소자 처우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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