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점심 시간, 영천시 화산면 성모자애원 나자렛집(책임수도회 예수성심시녀회)에는 구수한 자장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이날 나자렛집 식당에서는 10여 명의 중화요리 주방장들이 능숙한 솜씨로 맛있는 자장면을 만들어 냈다.
금방 삶아낸 국수에 갓 끓인 자장을 얹어, 보기에도 맛깔스러운 자장면이 나오자 원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 그릇씩 뚝딱 비웠다. 한국중화요리협회 영천지회(이하 한중회)가 7년째 '자장면 사랑'을 펴고 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쉬는 정기휴일을 반납하고 부랑아 수용시설인 나자렛집에서 자장면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날 원생들에게 대접한 자장면은 모두 400여 그릇. 밀가루와 고명 등 각종 양념을 합하면 트럭 한 대 분이 넘는다.식당을 운영해서 얻은 수익금의 일부를 조금이나마 보람된 일에 쓰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벌써 7년째 접어들었다.
최근에는 회원들의 부인들도 거들고 나서 부부 봉사 모임이 됐다. 박천수(41·해동각 반점) 회장은 "비록 한 달에 한 번뿐이지만 꾸준히 이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우리를 알아보며 반기는 원생들이 늘고 있다"면서 "자장면 한 그릇에 몇 번이나 감사인사를 하며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나자렛집 사무국장 조 아녜스 수녀는 "누가 알아주지 않는데도 한중회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 일을 해왔다"면서 "이들이 만들어 내는 한 그릇의 자장면은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값지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고마워했다.
이 같은 봉사 활동에는 미각루(서근수), 북경원(나운복), 북성루(장성년), 서문각(이은상), 소문각(송광선), 요리성(이우경), 용문각(손예승), 윤박사(윤상규), 전황금성(손정현), 천리향(김기수), 천안문(김희준), 철가방(전광춘), 청룡각(전숙이) 피자에땅(권오상), 해동각(박천수)이 참여하고 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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