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따옴표 속에' 펴낸 시인 서정윤

입력 2005-07-14 09:05:34

'내 사랑은 잠시/ 화르륵 타오르는 불꽃이었다/ 순간의 화려한 눈부심 뒤에/ 긴어둠, 많은 꿈을 견딜지라도/ 그렇게 살다가 가는 것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우리 삶을/ 살아가는 한 방법일 수 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불꽃의 흔적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이 우리 삶이다'(시 '사는 방법').

'홀로서기'의 서정윤(48·대구 영신고 교사) 시인이 '슬픈사랑'에 이어 4년 만에 새 시집 '따옴표 속에'(문학수첩)를 내놓았다. 특유의 감성어린 시어로 사랑을 노래하는 이번 시집 또한 홀로서기의 정서와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시인의 사랑이 이별과 아픔보다 기쁨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랄까. 시인은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되는 쉽고 친근한 말로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 보이며, 우리 삶 곳곳에 숨어 있는 사소한 기쁨들이 힘든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임을 일깨워준다.

사랑의 쓰라린 순간들은 마침내 찾아오고야 말 사랑의 기쁨을 위해 예비된 순서임을 전편에 걸쳐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시의 주제가 줄곧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던 시인은 '좀 더 완숙한 시',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시인은 시집 머리에서 "사랑이 변하고 또 흐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하지 않는 사랑은 없는 것. 사랑은 점차 변해가면서 그것이 성숙한 모습을 갖춘다는 것을 알기까지 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의 고백처럼 이번 시집에 실린 시편들을 '삶의 반추를 통한 사랑의 대위법'이라고도 평가할 수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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