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샛별 박봉고 '봉화의 자랑'

입력 2005-07-14 09:07:15

재능발견한 김도현 교사 지도 열매

전교생 38명의 작은 산골학교 봉화군 상운면의 상운중(교장 김찬식)에 경사가 났다. 12, 13일 안동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제30회 경북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를 겸한 2005년 경북초·중저학년평가대회 남중부에서 상운중 박봉고(2년)가 100m에서 우승하고 200m에서 2위에 오른 것. 박봉고는100m에서 11초96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고, 200m(23초95)에서는 간발의 차로 신진식(경북체육중·23초8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단거리 스타는 타고난다'는 육상계의 정설을 입증하듯 박봉고는 혜성같이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육상을 시작한 후 4개월만인 11월 2004년 경북학생종합체육대회 남중 1학년부에서 100m와 200m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기록을 낸 박봉고는 178cm, 64kg의 다부진 체격을 갖춰 성장 가능성에서 더욱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내년 전국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 받고 있는 박봉고는 어렵게 육상 선수의 길로 들어섰지만 지금은 봉화의 자랑이 돼 아낌없는 성원을 받고 있다.

박봉고는 지난해 봉화에서도 가장 오지인 석포중에 진학한 후 체육을 맡은 김도현 교사의 눈에 천부적인 육상 자질이 발견되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딸 셋을 낳고 귀하게 얻은 외동아들을 운동선수로 키우기 곤란하다는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김 교사는 꾸준히 설득해 부모의 동의를 얻었고 육상 트랙이 있는 봉화읍과 영주시를 오가며 훈련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사격선수 출신인 김 교사는 그러나 육상 지도에 한계를 느껴고 박봉고를 경북체육중에 위탁, 기량을 연마케 했다. 김 교사와 박봉고의 인연은 올해 김 교사가 상운중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끊어질 뻔했으나 이번에는 박봉고의 부모가 상운면으로 이사를 하면서 아들을 전학시켰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북교육청과 경북체육중에서는 훈련에 필요한 특별 지원을 했고 상운중과 봉화교육청도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한마음이 되어 뒷바라지에 힘을 쏟았다. 봉화교육청은 운동 장비를, 상운한약방에서는 보약을 지원했다. 김찬식 교장은 사비로 각종 물품을 공급했다. 김 교사는 "박봉고가 봉화와 경북이 자랑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사진: 제30회 경북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열린 안동시민운동장에서 봉화 상운중 김찬식 교장과 김도현 교사, 박봉고와 어머니 신승옥씨(오른쪽부터)가 포즈를 취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