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규, 3년 만에 첫 선발승 감격

입력 2005-07-14 07:46:44

"처음 선발이 예고됐던 2주 전에는 새벽까지 잠을 설쳤다. 오늘이 데뷔 후 첫 선발이었지만 떨리지 않았고 승리를 거둬 너무 기쁘다."

13일 제주 오라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경기에 프로 입단 3년 만의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된 3년차 투수 임동규(26.삼성)는 벅찬 감격을 가누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쟁쟁한 투수진을 뚫지 못해 철저한 무명 신세였다 선발 데뷔전에서 천금같은 첫 승을 신고했기 때문.

임동규는 이날 직구 최고구속이 140㎞에 불과했지만 낙차 큰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앞세워 6이닝 동안 사사구없이 삼진 3개를 곁들이는 깔끔한 피칭으로 현대 타선을 6안타 1실점으로 봉쇄하고 10-3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어렵게 올린 프로 첫 승이기에 임동규의 기쁨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2003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의 파란 유니폼을 입은 임동규는 입단 첫 해 9월 3일 기아전과 같은 달 9일 한화전에서 각각 1이닝만 던진 뒤 지난해에는 아예 2군에서 살았다.

그러나 지난 겨울 해외 전지훈련 때 누구보다 많은 공을 던지며 양일환 투수 코치와 김현욱 코치의 지도로 포크볼을 집중 연마했다.

집중타를 맞지 않는 강점 때문에 지난 달 5일 1군에 등록했고 이후 중간계투로 나서 11경기(17⅔이닝)에서 방어율 0.51의 짠물 피칭을 기록한 실력을 인정받아 임창용과 해크먼이 빠진 선발진의 제5선발 후보로 합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땜질용 선발로 등판이 예고됐던 지난 1일 현대전과 9일 두산전 때는 공교롭게도 모두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선발 출장 기회를 날리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정규시즌으로는 21년 만에 제주 오라구장에서 열린 디펜딩챔피언 현대전에 선발로 나선 임동규는 정교한 제구력을 겸비한 낙차 큰 체인지업과 포크볼로 상대 타선을 요리, 선동열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 선발 한 자리를 예약했다.

연봉이 2천100만원에 불과한 임동규는 "제구력은 자신있지만 볼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그 자리에 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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