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에 젊은 피 수혈하라"

입력 2005-07-12 15:59:17

한나라 기획조정국 보고서

오는 10월 재·보선과 차기 대선 등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젊고 개혁적인 인사들을 적극 영입, 후보로 내세우거나 선거전의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내부 문건이 작성돼 공식 회의에 보고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중앙당 기획조정국에서 작성한 이 문건에 따르면 2007년 대선과 관련, 당에 젊은 피를 수혈해 그들을 출마토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당 후보를 도와 집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영국의 야당인 보수당이 최근 '그림자 내각(집권에 대비한 가상 내각)'을 개편하면서 33세에 불과한 젊은 인사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한나라당이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대선의 성격상 정당과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후보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문건은 10월 재·보선과 관련해서도 "영남권 개혁이 당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영남권 주민들의 정서를 분석하고 이들이 원하는 변화를 당 운영에 반영할 것"을 건의했다. 이와 함께 재·보선 예상지역에 당 대표가 미리 방문하거나 외부 인사 영입기구의 활동을 통해 지역내 인사를 영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개혁적인 신진 인사를 적극 공천함으로써 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문건은 4·30 재·보선결과에 대해서는 당 외부의 시각과는 달리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즉 당의 지지기반 확대와는 무관하고, 내년 지방선거까지 재·보선 승리의 효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며, 후보 개인에 대한 동정심 유발과 상대당의 실책 등에 따른 승리라는 것이다. 또 신진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가 미흡했고 개혁공천도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천 국회의원 선거에 박근혜 대표까지 승부수를 던진 것은 승리에만 급급했던 전략으로 결국 재·보선 전문당이란 오명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이곳에서 패배할 경우를 상정, 전략을 세운 뒤 영남권 개혁에 활용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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