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위 뒤엉켜…피복 벗겨질 땐 누전·합선 우려
10일 오후 7시쯤 대구 수성구 상동의 상가 밀집 지역. 인근 상가에서 내놓은 높이 2m의 풍선형 광고물들이 인도 가장자리에 늘어서 있고 불을 밝히려 상가에서 끌어다 놓은 전선들이 인도 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전선들은 행인들 발에 차이고 인도 위 주차 차량과 오토바이에 마구 짓눌리고 있었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상가 건물.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들이 내걸린 건물 뒤쪽에는 수십 종류의 전선들이 뒤엉켜 있었다. 그 아래에는 LP가스통이 자리잡고 있어 아찔했다.
전기 관련 전문가들은 전선이 잦은 마찰로 충격을 받을 경우 피복이 벗겨질 수도 있는 데다 전용 누전차단기를 설치하지 않거나 규격 미달의 임시 배선을 사용, 누전이나 합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장마철, 비가 오거나 습기가 많은 경우에는 인체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 인체에 닿을 경우 감전위험성 또한 크다는 것.
시내 가로등도 안심할 수 없는 형편. 최근 한국전기안전공사 대구·경북본부가 장마철을 맞아 대구와 경북지역 가로등의 수신기 제어함 1천831개를 점검한 결과 17.4%인 319개가 누전 등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누전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가 172개로 가장 많았고, 누전차단기 고장이 110개, 접지 불량 31개, 개폐기 차단기 고장 5개 등으로 시급한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해마다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 수는 70∼90명. 부상자는 그 10배인 700∼900명으로 감전사고의 40%, 감전으로 인한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 전기시설물들에 대한 정비와 점검이 절실하다.
한국전기안전공사 황호빈 점검부장은 "젖은 몸이나 손으로 신호대와 가로등, 전주 등을 접촉하는 것을 삼가고 누전차단기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 상가 밀집지역 인도에 빽빽이 들어찬 풍선형 광고물들. 전선 피복이 벗겨져 있을 경우 감전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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