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는 왜 '셀프 주유기'가 없어요?'
최근 기름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으면서 운전자들이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셀프(Self) 주유기' 설치를 원하고 있지만 정작 주유소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셀프 주유기는 운전자가 직접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대신 기름값을 할인받을 수 있어 미국의 경우 전체 휘발유 판매량의 90% 이상이 셀프 주유기다. 최근 들어서는 서울, 경기지역에서도 1ℓ당 50~70원을 깎아주는 셀프 주유기가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에는 주유소 435곳이 있지만 셀프 주유기는 한 대도 없다.셀프 주유기 한 대 비용이 700만~800만 원으로 일반 주유기보다 20%가량 비싸고, 무인작동을 위한 별도 신용카드 판독기 설치 및 유지비가 더 든다는 게 이유다.
대구 동구 ㄱ주유소 관계자는 "모조리 셀프로 바꿀 수는 없고 어차피 유인 주유기도 병행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 효과도 신통찮고, 아직 지역에는 앉아서 서비스를 받으려는 운전자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주유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유소 한 곳당 차량용 휘발유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도 셀프 주유기 설치를 꺼리는 이유. 대구의 경우 지난해만 주유소 15곳이 새로 생겼는데 일부 '가격파괴' 업소들이 등장하면서 7월 현재 휘발유는 1ℓ당 1천359~1천495원, 경유는 989~1천98원으로 주유소에 따라 100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대구주유소협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불법 시너가 골목마다 판을 치고, 값싼 휘발유도 있는데 누가 직접 기름을 넣겠느냐"며 "설치비만 더 들 뿐 매출에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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