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아요. 선아 언니가 있으니 잘 될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랑은 꿈도 못 꿨거든요. 시청률이 너무 높아 잘못된 거 아닌지 확인하기도 했어요."
MBC 수목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연출 김윤철)에 출연 중인 정려원은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특히 그가 올해 초까지 겪은 나름대로의 방황과 좌절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99년말 호주에서 건너와 2003년말까지 가수활동을 한 그는 지난 한해를 온전히 연기자로 변신하기 위한 시간으로 쏟아부었다. 그러나 그에게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매일 길고 어둡고 추운 터널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년에 방송된 드라마는 거의 다 오디션을 봤는데, 결국 출연은 못하고 모두 TV로만 보게 되더라고요. 일부러 드라마도 TV도 안 보게 됐어요."
홀로 마음고생하는 동안 호주로 다시 돌아갈 생각도 여러번 했었다는 그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여의 시간을 보낸 후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 그러다 영화 'B형 남자친구'를 통해 연기자로 새출발한 그는 MBC 주간시트콤 '안녕,프란체스카' 에 이어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극중 진헌(현빈)의 옛 연인이자, 헨리 킴(다니엘 헤니)의 사랑을 받고 있는 희진 역으로 출연 중인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의 맛을 처음 느꼈다.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5회 '엘리베이터 눈물신'이 그가 연기의 매력에 눈을 뜬 장면.
"그때 연기가 뭔지 알겠더라고요.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시청자들이 똑같이 느끼도록 하는 힘이 연기에 있는 것 같아요." 원래 몸이 튼튼한 편은 아니지만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 시작 이후에는 강행군 속에서도 아픈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요즘 기분이 최고이지만 그는 지금의 인기에 대해 스스로 '인스턴트'라고 말할 정도로 앞날에 대해서는 붕 떠있지 않았다.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의 인기는 한달뿐이에요. 이게 제 것이 아니거든요. 일단 채워지면 비우기가 어렵고, 안 비우면 나중에 상처가 더 커요. 공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야 더 높이 튈 수 있듯이 언젠가는 더 높은 곳에서도 떨어지고 또 튀어오르겠지요."
이처럼 세상의 깨달음을 얻은 듯 말하지만 연기자로서 그는 이제 시작일 뿐. 그가 어떤 색깔의 배우로 커갈지 궁금해졌다.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색깔, 사먹지 않고 집에서 만든 음식같은 맛을 내고 싶어요. 사 먹으면 맛있지만 내 것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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