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G8 테러> '최악의 테러'…런던시민 침착성 돋보여

입력 2005-07-08 11:32:29

영국 런던 도심을 뒤흔든 연쇄 폭탄테러의 충격 속에서도 런던시당국과 시민들은 영국인 특유의 냉정한 자제력으로 이번 비상사태에 침착하고, 꿋꿋하게 대응하고 있다.

7일 아침 출근시간 런던 지하철과 버스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 최소한 37명의사망자와 700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연쇄 폭탄테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런던을강타한 최악의 공격이다. 그러나 이 테러로 런던시는 충격을 받았지만, 놀라지는 않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말했다.

런던시와 시민들은 ▲영국인 특유의 침착한 국민성 ▲9.11 테러 이후 마련된 종합적인 비상대응계획 ▲과거 아일랜드공화군(IRA) 테러를 겪은 경험 등으로 인해 큰혼란 없이 사태를 처리해나가고 있다고 언론들은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의 사태 속에서 런던 사람들은 나치 독일의 전폭기가런던을 공습했을 때 보여줬던 강인함과 단합심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사고 당일 런던 시내에 있던 통근자들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낯선 사람에게도 가족의 안부를 물을 수 있게 기꺼이 휴대폰 전화를 빌려주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지하철의 폐쇄로 수천명이 버스 정거장 앞에서 길게 늘어선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무런 불평 한 마디 나오지 않고 있다.

택시기사인 스티브 그린은 "사람들이 비상상태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보여주는 불굴의 정신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이 정상 가동되지 않아 지도를 보며 걸어서 퇴근하고 있는 사무직원 에릭 프록터는 "사람들이 전보다 더 친절해졌다"며 "사람들은 서로 도와주고, 길을 알려주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춰서곤 한다"고 말했다.

때마침 런던을 방문한 노르웨이 오슬로 출신 잉가 고든은 "거리가 얼마나 차분하고 고요한지 믿을 수 없을 지경"이라며 "사람들은 패닉상태에 빠지지 않고 말없이거리를 걸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안내인인 마이클 카힐은 "영국인은 계속 나아갈 것이다. 어떤 것도 우리를위협하지 못한다"며 "우리가 그렇게 하찭은 존재라면 대영제국이라 불렸겠는가"라고말했다.

런던시와 시민들은 과거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요구하는 IRA의 테러 공세를 여러 차례 겪었기 때문에 덜 당황할 수 있었다고 AP는 지적했다.

또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강타한 9.11 테러 후 런던시는 알 카에다의 공격에 대비해 경찰, 병원, 소방서, 대중교통, 통신수단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비상대응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런던 경시청 간부인 브라이언 패딕은 G8 정상회의의 안전을 위해 런던 경찰 수백명이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로 차출됐지만 종합적인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경찰은"만반의 준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사전훈련을 거친 대응책을 실행할 수 있었다"고말했다.

패딕은 기자회견에서 "정확히 이런 종류의 시나리오를 예상해 영국교통경찰, 런던시 경찰청, 런던앰뷸런스서비스, 런던소방대가 최근 수개월과 수년 동안 계획을세웠고, 사전 대응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런던에 사는 일부 이슬람인들은 이슬람사회가 테러에 대한 보복 대상이될 수도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이슬람교도인 식당 매니저 카림 모하메드는 "이 사태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미칠지 우리끼리 이야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람들이 이슬람인들에게 친철하게대할까"라고 자문했다.

그러나 아직 런던에서 이슬람인에 대한 보복 공격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나오지않고 있다. 또 영국인 대다수가 영국이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만, 당장 이라크에서 영국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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