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공무원은 영원한 공무원!'

입력 2005-07-07 11:19:58

퇴직해도 '제식구 챙기기' 구태 여전

대구시 공기업들이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공무원을 잇따라 임원으로 임명하는 '제식구 챙기기'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대구지하철공사가 지난 5월말 유환우(60) 전 상수도사업본부 업무부장을 운영이사에 임명함에 따라 임원진 3명 모두 공무원 출신이 차지했다. 특히 배상민(59·전 대구시의회 사무처장) 사장은 대구시에 사표도 내지 않은 채 파견 형식을 고집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재직중이다.

또 공사는 지난달 지하철 2호선 민간역사 운영책임자를 공모하면서 12명 중 8명을 지하철공사 전·현직간부로 뽑아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6일부터 8일까지 외부 전문가 등을 상대로 전무이사직 공모를 받고 있지만 최근 퇴직한 기술직 공무원 출신 모씨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개공은 이중근 사장(전 동구 부구청장)이 행정직 출신인 만큼 전무는 기술직 출신을 영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5개 대구시 공기업 가운데 의사인 대구의료원장을 제외한 임원 8명 중 7명이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년을 앞둔 고위직 공무원들이 학맥·인맥을 동원해 로비를 벌이는 불미스런 일이 잦다. 한 관계자는 "형식적인 공모를 하고 대구시 추인을 받아 임명하는 구태는 더이상 없어야 한다"면서 "일부 임원은 소극적인 경영과 권위주의적 사고로 말썽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몇 년 전 한 공기업 임원에 외부 전문가를 임명했는데 조직장악에 문제가 많았다"며 "경영수완이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불가능한 상황에서 능력이 입증된 공무원 출신을 임명하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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