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정 문화재 온데 굴러다녀"
"우리 문화재의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알게 됐습니다."
지난달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열린 제3회 '전국 중·고생 우리역사 바로알기 경시대회'에서 중학부 대상을 차지한 경주 신라중 3학년 이동화(15)군.
이번 대회에서 김군이 발표한 주제는 '사라지고 잊혀 가는 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조사'. 김군은 석굴암과 석가탑, 다보탑 같은 국보 또는 보물 지정 문화재 그늘에 가려 있는 경주지역의 비지정 문화재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연구를 했다.
김 군은 논문자료를 찾기 위해 포석정과 삼릉 일대를 중심으로 남산을 오르내리며 '이잡듯' 뒤졌고 황남, 인왕, 동부동 등 시내 사적지도 수도 없이 들락거렸다.
"문화재청 자료에는 경주에 110개의 비지정 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기록하지만 제가 본 것만 하더라도 이것의 몇 배는 더 될 겁니다. 일부 민간단체들은 600~700개 정도로 쓰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큰 오차가 생기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김군은 주말에는 경주교육청에 근무하는 아버지 이원선(41)씨와 어머니 구정자(41)씨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문화재를 찾아나섰지만 낭패를 당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고생담을 털어놨다. 유일한 길라잡이인 문화재 지도가 잘못된 내용투성이였기 때문.
김군은 "위치가 잘못 표기된 것은 예사고, 없는 것이 있다고 돼 있거나 실제는 있지만 지도에는 표기되지 않은 것도 다수"라며 "남산을 오르는 어른들이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이런 자료 하나 제대로 돼 있지 않은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김군이 내린 결론은 경주지역 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문화재청의 전면적인 재고가 절실하다는 것이었다. 당장의 관리 및 보존실태조사와 훼손, 도난 등의 방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김군은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역사를 바로세우는 역사학 교수가 장래희망이라는 김군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도해 준 최종복 지도교사의 도움에 감사를 표시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사진: 우리역사 바로알기 경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경주 신라중 이동화군과 지도교사 최종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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