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름세 수출기업 '웃음'

입력 2005-07-06 15:53:19

수출 기업들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이 번지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1천 원대 이하로 내려갈 것이란 우려가 터져나오면서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으나 최근 환율이 오름세로 반전, 하반기 실적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는 것.

특히 수출물량이 많은 일부 기업들은 환율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올 하반기에만 수십억 원의 '예상밖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5일 6개월 만에 1천50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 종가에 비해 10.30원 오른 1천53.80원에 마감됐다.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1천50원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 1월 10일의 1천53.70원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섬유업체인 (주)성안은 올해 환율전망을 1천 원가량으로 잡았으나 최근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자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흐름으로 볼 때 환율이 1천80원대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고 이런 추세로 간다면 연간 환차익만 60억 원 이상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환율이 당초 각오한 만큼은 떨어지지 않아 상반기 목표는 달성했는데 환율이 계속 오르면 하반기 실적은 더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부품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환율 효과'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초 올해 환율을 1천20원으로 잡았다가 다시 1천 원까지 내려잡았던 에스엘은 환율이 1천50원대를 회복하면서 하반기 이익 개선을 바라고 있다. 이 회사는 환율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빴으나 환율 상승을 통해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환율이 10원 오르고 내리는데 따라 이익이 1억3천만 원 정도 왔다갔다 한다"라며 "유가상승이 복병으로 남아 있지만 일단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당초 환율예상치를 1천50원대로 잡았던 평화산업도 예상치가 들어맞은 가운데 하반기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1천60원 환율을 예상했던 한국델파이는 환율 하락에도 불구, 상반기 매출목표 4천4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한 데 이어 환율 오름세에 따라 하반기 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