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품서 첫 승 듣고 싶어요"

입력 2005-07-06 09:08:11

특별초청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인들로 구성 야구열정 넘쳐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겁니다." 제27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특별한 손님이 초청됐다. 청각장애인들의 야구팀인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가 바로 그들.

충북 지역 예선에서 탈락해 대회 출전이 어려웠지만 성심학교측이 권위있는 대붕기에 꼭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매일신문사측에 전달하면서 초청 팀으로 출전하게 됐다.

지난 2002년 창단 이후 성심학교 야구부는 지금까지 전국 대회에 4차례에 걸쳐 초청 팀으로 참가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무등기에서는 전주고와의 첫 경기에서 6대9로 역전패했지만 5회까지 5대2로 앞서는 등 선전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앞선 3차례의 경기에서 모두 5회 콜드게임패를 당한 것과 비교하면 큰 발전이라는 것. 이 때문에 이번 대붕기에서는 첫 승을 올리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성심학교 야구부의 핵심 선수는 장왕근. 에이스 투수로 4번타자를 맡고 있는 장왕근은 홈런도 종종 터뜨릴 만큼 파워를 겸비했다는 평을 듣는다.

성심학교 야구부는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탓에 일반 선수들이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타구음을 듣지 못해 수비하기가 쉽지 않고 동료간의 콜 사인을 놓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또 오랜 시간 경기를 하다 보면 7, 8회에 이르러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경기 후반에는 포지션을 바꿔주는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하루 6시간의 힘든 훈련에도 인상을 찡그리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것. 학교측은 9일 오후 3시 한서고와의 첫 경기에 재학생 100여 명의 대규모 원정 응원까지 계획하고 있다. 박상수(36) 감독은 "해마다 실력이 급성장하는 만큼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심학교의 참가를 전해들은 삼성 라이온즈 김응용 사장은 개막 하루 전인 8일 경산 볼파크에 야구부를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응원 장비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 성심학교에 볼과 방망이 등 각종 야구장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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