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발언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

입력 2005-07-05 10:09:04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발언이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정의 파트너로 지목된 민노당과 민주당은 즉각 '연정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공식·비공식 반응이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역시 즉각 반발했다.

민노당 심상정 원내수석부대표는 노 대통령의 연정 발언이 알려진 후 "현 정부와 노선과 색깔이 다르고 공식 제의도 없었다"고 일축하고 "다만 개혁 현안에 대한 정책공조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대통령이 국정실패에 대한 탈출구로 연정을 생각하는 것 같지만 각 정당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권력으로 야당을 유인해 과반수를 확보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대중이 공감할 명분이 뒷받침되면 협상해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고 민주당 이낙연 의원도 "아직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한나라당은 격하게 반응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강재섭 원내대표는 "인위적이고 인공적으로 여대(與大) 만들기에 나선다면 큰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연정발언은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는 정치스타일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노 대통령의 연정 발언이 '국면탈출용'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당 핵심관계자는 "국정실패에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라면서 "수도권과 호남의 의원들이 다 빠지고 여당이 붕괴될 경우 남은 임기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나온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최인기 의원의 총리 기용설 등 민주당을 끌어안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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