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이라크 이집트 大使피랍

입력 2005-07-04 15:25:19

2일 밤 바그다드 자택서… 이라크 "테러리스트 소행" 비난

이하브 알-셰리프 이라크 주재 신임 이집트 대사가 2일 밤 바그다드에서 납치됐다고 이라크 내무부가 3일 밝혔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이라크에서 외국 대사가 납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사관 직원은 "오늘 아침 대사관에 출근해서 대사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무부 소식통은 셰리프 대사가 바그다드 만수르 지역에 있는 자택에서 납치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바그다드 주재 이집트 외교공관의 서열 3위 외교관이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된 후 3일 만에 풀려난 바 있다. 한편, 이집트 외교부는 이합 알-샤리프 이라크 주재 대사의 실종과 관련, 이라크 정부 및 모든 관련 당사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외교부는 성명에서 샤리프 대사가 지난 2일 밤 바그다드에서 납치됐다는 이라크 내무부 발표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그가 '실종'됐다고만 밝혔다.

이집트 외교부 관계자는 관영 MENA 통신 회견에서 샤리프 대사가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확한 상황이 파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MENA 통신은 그러나 이라크 주재 이집트 외교공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그가 납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집트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샤리프 대사의 실종에 책임 있는 자들이 그를 애국자로, 또한 아랍 대의명분의 지지자로 대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샤리프 대사는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아랍권 최초로 지난달 이라크 대사에 임명돼 현지에 부임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에 아직 신임장을 제정하지 않았지만 정식 대사로 임명될 예정이었다. 그는 이라크에 부임하기 전 시리아와 이스라엘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지난달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이라크 지원국제회의에서 이집트가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이라크에 대사를 파견하는 첫 아랍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이듬해 벌어진 걸프전쟁을 전후해 바그다드 주재 대사를 철수시켰다.

이집트는 1990년 이후 이라크에 이익대표부를 두고 대리대사 체제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바그다드 주재 이집트 이익대표부의 모하마드 맘두 쿠틉 참사관이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된 지 3일 만에 풀려난 바 있다.

당시 이집트 정부는 이라크 저항세력과 선이 닿는 모든 채널을 가동해 쿠틉 참사관의 무사 석방을 이끌어내는 외교력을 과시했다. 카이로 주재 이라크 대사관의 사아드 모하마드 라흐디 대리대사는 샤리프 대사 납치범들이 "종교나 신념, 목적도 없는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비난했다.

(카이로'바그다드APAFP연합/종합)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