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길 위에서 길을 묻다' 박도

입력 2005-07-02 09:19:58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자

어떤 경지에 이르면 이 세상에서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33년에 걸친 교단 생활을 마치고 강원도 산골에서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는 박도씨. 그가 지은 '길위에서 길을 묻다'(새로운 사람들 펴냄)와 만나노라면 그가 말한 '아름답다'는 의미를 깨치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뭔가 자기 일에 몰두하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이지요. 농사꾼은 들에서 땀흘리며 일할 때가 아름답고, 군인은 전장에서 나라를 위하여 싸울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노동자는 공장에서 비지땀을 흘릴 때가 아름답고, 학생은 교실이나 도서관에서 책 속의 진리에 빠져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게 보입니다."

박도. 그는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들만 찾아 다녔다. 일하는 짬짬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고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이 인생을 열정적으로, 뜨겁게 사는 모습을 엿보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이들의 삶을 엿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그들에게서 신선한 삶의 자극과 즐거움을 느꼈다. 나아가 그들의 삶을 알리고 싶었다. "이 세상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고 했다.

박도가 만난 사람들은 온갖 부류를 망라한다. 전통을 이어가는 사기장 김정옥씨에서 시작해 벽진 이씨 종가를 지키는 이재화·이보연부부, 순경에서 검사장까지 오른 이영기 전 검사장, '안흥찐빵'의 심순녀씨, 친일파 세상이 싫다며 조국을 떠난 재미동포 허도성씨, 고 박종철군 아버지 박정기씨 등등.

그가 여러해 동안 아름다운 이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터득한 결론은 '이 세상에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어떤 이념이나 사상, 제도도 결국 사람을 뛰어 넘을 수는 없었다.

'길위에서 길을 묻다'는 '박도가 만난 사람들'이라는 전제에서 알 수 있듯 전문이 인터뷰 내용이다. 그야말로 남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그들의 삶을 읽을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는 무릇 사람에게는 빛과 그림자가 있지만 그림자는 애초부터 그리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사람의 얼굴이 저마다 다르듯 사람마다 생각과 사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 우리는 이제 이런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인격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그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야말로 참된 민주사회요, 더 선진화된 사회"라고 강조한다. 교사로, 농꾼이자 작가로 열심히 살아온 박도는 그 자신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사실은 잊은 듯하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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