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읽기-그 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

입력 2005-07-02 08:53:54

그 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 이상엽 지음/ 동녘 펴냄

저개발, 전통 사회, 빈곤과 고루함, 비기독교 문명, 호전성…. 우리가 아시아를 바라보는 관점들이다. 아시아에 속해 있고 오랫동안 그들과 함께 호흡해왔으면서도 한국인들은 아시아를 타자화하고 차별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서구가 덧씌운 고약한 오리엔탈리즘에 매몰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 숨어있다.

'그 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는 아시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렌즈와 펜으로 건져올린 아시아의 초상을 담아낸 책이다. 포토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사진가, 르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지난 10년동안 아시아를 두루 취재하며 찍은 사진 50여점과 인문적 향취가 배어 있는 글 23편을 함께 엮었다. 여행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 바이칼 호수, 연해주와 단중을 거쳐 베트남, 스리랑카의 작은 항구도시 골에서 끝을 맺는다. 저자는 개인적인 에피소드나 소회, 멋진 풍광 대신 그들의 현실과 역사, 사람들의 숨결을 풀어낸다. 저자의 발길과 눈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오랜 전통을 쌓아올려 왔고, 알게 모르게 우리 안에 스며든 아시아의 초상을 만나게 된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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