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슈바이처 송병호 미래이비인후과 원장

입력 2005-07-01 09:09:01

송병호(41) 미래이비인후과(서울 압구정동) 원장의 일과는 빡빡하다. 병원 환자를 돌보는 것에 하루를 꼬박 바쳐도 모자라지만 여기에 고향(김천)의 환자들이 청탁하는 입원수속과 수술일정에 대해 눈감고 지나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탁에 대해 송 원장은 자신이 근무했던 서울대 병원을 중심으로 직접 예약을 대신해 주는가 하면 후배 혹은 동료 의사들을 '꾀어내' 수술 일정을 조정하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진료 환경이 열악한 시골에서 오는 부탁을, 더구나 암이나 대수술을 요하는 병을 얻은 고향 어른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란다.

김 원장에게 의료 청탁이 남달리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이미 김천에서 꽤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 지난 84년 서울대 입학때 전국 수석을 차지한 적이 있어 김 원장보다는 '김 수석'이라고 하면 '아 그때 그 학생…'이라고 떠올리는 지역민들이 많다.

의대를 지망하게 된 것은 부친의 권유 때문. 당시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안타까워하시던 부친이 선진 의료기술을 배워와 지역에 전파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병원 경영이 안정되면 지역 사업을 해 보려고 한다. 매년 모교인 김천고를 찾아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는 그는 여유가 되면 자신의 전공을 살려 난청 의료재단을 세울 결심이다. 재단은 지역민들이 더 나은 의료혜택을 보도록 하기위함이라는 뜻도 있지만 후배 양성이 주목적이다. 그는 "시골에 있으니까 후배들의 안목이 좁아지는 것 같아 유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더 큰 세상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지역에서 오는 환자들에 대해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든지 부대비용을 지원하는 방안 등도 마련해 놓고 있다.

병원 개원을 김천으로 생각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어지러움과 귀울림증 등 자신의 전공이 워낙 첨단 분야인데다가 환자 분포도 전국적이어서 접근성이 좋은 서울을 택해 개원했다.

탤런트 송윤아의 오빠이기도 한 그는 동생의 유명세 덕분에 덩달아 인기다. 하지만 "동생이 탤런트를 시작할 무렵에는 '전국 수석'의 동생으로 불리다가 이제는 유명 탤런트의 오빠로 불리는 것 같아 조금 섭섭하다"고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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