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간한 신간은 글보다 그림이 좋다는 사람이 더 많던걸요."
'즐거운 사라'의 작가 마광수(54·연세대 국문과 교수)씨가 이번엔 화가로 대구를 찾는다. 6일부터 11일까지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서양화가 이목일(54)씨와의 2인전을 여는 마씨는 최근 '광마잡담',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등의 신간도 잇따라 펴냈다. 이들 책의 삽화는 모두 그가 직접 그린 것이다.
마 교수는 이제껏 신문·잡지에 연재하며 실었던 삽화도 직접 그렸다. 작가가 아닌 화가로서의 면모는 낯설지만 실은 그림은 오래된 그의 취미이자 재능 중 하나다.
"제가 재주가 많은 편이에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국 미술대회 상을 휩쓸어, 대학 진학할 때 미술학과와 국문학과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죠."
1992년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을 때도 그림에만 전념했다. 1995년까지 그림을 그리면서 우울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글은 문법 싸움이기 때문에 고치고 또 고쳐야 하지만 미술은 즉흥적이잖아요. 그 카타르시스가 대단해요. 통계를 봐도 화가는 오래 살지만 소설가는 제일 먼저 죽거든요. 그림 그리는 게 즐겁고 그 즉흥성이 통쾌해요."
마씨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은 문인화. 시(詩)·서(書)·화(畵)를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인간 내면의 감성을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 감상 키워드는 무엇일까. 그의 문학과 마찬가지로 '성적 상징'과 '성적 은유'란다. 문학과 그림이라는 화법은 다르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관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사랑, 키스 등을 다루고 있다.
"문학은 내부 검열로 스스로 제한을 받는 반면 그림은 훨씬 자유로워요. 아직 그림 그렸다고 잡혀간 사람은 없거든요. 마광수라는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오직 저의 그림과 글을 통해 저를 평가해 주세요."
이번 전시는 서울과 부산, 대전 등 전국 순회전이 예정되어 있으며 마씨는 9일 오후 2시 대백 프라임홀에서 '예술과 카타르시스'라는 주제로 강연회도 갖는다. 053)420-8015.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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