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병사 제초제 섞인 보리차 마시고 쓰러져

입력 2005-06-30 12:43:40

해군 병사가 부대에서 제초제가 혼합된 보리차를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군은 지난 28일 오전 6시 10분께 인천광역시 강화도 인근의 섬인 동검도에 있는 모 부대에서 조모(20) 이병이 제초제가 섞인 보리차를 마시고 현재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조 이병은 28일 아침 부대 내무반 복도 청소를 마치고 목이 말라 보리차 전용으로 사용하는 취사장의 밥솥에 들어있던 보리차 2잔을 마시고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조 이병은 28일 오전 10시께 강화도 강화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위세척 등 응급조치를 받은 뒤 오후 1시 40분께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해군은 사고 후 1차 조사결과 밥솥의 보리차에 제초제 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이에 따라 누군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해군본부 수사과장(대령) 등을 사고부대로 급파, 자세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조 이병은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 복통을 호소하면서 "특별한 냄새나 맛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대 동료들은 보리차를 마신 후 복통이 왔다는 조 이병의 말에 밥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 제초제가 혼합된 보리차를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측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조 이병에 대해 "현재 의식은 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상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해군은 사고가 발생한 부대는 부대 내 잡풀제거 등을 위해 제초제를 사용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제초제는 인체 투여시 폐의 섬유화를 일으켜 처음에는 증상이 약하다가 점차 호흡곤란 등으로 2,3주 후 사망하는 무서운 제초제로 알려져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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