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동에서-'주말의 달인(達人)'

입력 2005-06-30 08:36:32

이번 주말부터 '주(週)5일 근무시대'가 활짝 열린다.

지난 1년간 일부 업종에 한해 실시해 온 주5일제 근무가 7월부터 일반 공무원과 300명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실시되기 때문이다.

전체 정규직 근로자의 40%에 해당하는 300만 명이 대상으로, 이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국민의 4분의 1이 해당되는 셈이다.

이제 많은 사람에게 주말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워크홀릭'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에 중독돼 살아온 우리 국민에게 주5일제는 신나는 인생을 만들 기회이지만 자칫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삶의 성패를 좌우하게 됐다.

우리보다 먼저 주5일 근무시대를 연 일본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은 책 '남보다 즐거운 인생을 사는 주말의 달인'의 저자 고이시 유이치의 견해는 주말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솔깃하게 다가온다.

그의 결론은 단순 명료하다.

주말을 잘 활용해 '일과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 주말의 달인(達人)', 나아가 인생의 달인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것이다.

그가 추천하는 '주말 제대로 활용하기' 노하우도 흥미롭다.

먼저, 직장인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월요병'을 없애는 방법. 월요일 아침 회사에 들어가기 전 "기분 최고야!"라고 큰 소리로 외치면 월요일을 쾌적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어디로 떠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만이 휴일을 효과적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도 한다.

이따금 하루종일 가만히 있는 것도 중요하고, 그런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주말활동이란 설명이다.

도서관이나 재래시장, 조용한 찻집 등 나만의 '주말 전용 은둔처'를 찾아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자아를 찾는 것도 주말을 제대로 활용하는 비결 중 하나다

주말과 평일을 애써 분리하지 말고, 주말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아침의 달인'이 되라는 조언도 덧붙이고 있다.

고이시의 견해에다 '사족(蛇足)'을 달자면 주말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것도 '훌륭한 주말 만들기'란 생각을 해본다.

아직도 국민의 4분의 3은 주5일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그 가운데 상당수 사람은 주말이 더욱 외롭고 고달프다.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봉사의 기쁨을 느껴보는 것도 '주말의 달인'이 되는 또 하나의 비결일 것이다.

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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