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國技) 태권도의 운명이 7월8일 결정된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117차 총회에서 현재 28개 올림픽 종목은 '종목별 퇴출투표'를 통해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태권도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육상.수영처럼 올림픽 퇴출을 상상할 수 없는 기초 종목이 있기 때문에 퇴출 가능성으로 위기감을 느끼는 종목은 대략 7-8개로 분류되고 있다.
근대5종.소프트볼.사이클과 한국의 메달밭 양궁, 심지어 인기 구기인 야구.축구.배구까지 외국 전문사이트의 예측을 통해 거론되는 상황이다.
태권도를 놓고는 '무난하다'는 전망부터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상당히 위험하다'까지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입을 노리는 종목은 태권도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가라데를 비롯해 골프.럭비.스쿼시.인라인롤러 등 5개다.
◆퇴출투표= 퇴출 여부는 IOC 위원 116명의 비밀 전자투표로 가려진다.
과반수(59표)를 넘으면 7월6일 개최지가 결정되는 2012년 하계올림픽의 '프로그램(당해 대회 정식종목)'이 된다.
과반을 넘지 못하더라도 2012년 올림픽에서 빠진다는 의미일 뿐 올림픽 종목에서 영구 퇴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한번 빠지고 나면 추후 진입은 더욱 어려울 것이 자명하다.
퇴출 투표는 2001년 취임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종목 28개(금메달 수 301개), 선수단 1만500명'으로 올림픽 규모 상한선을 못박으면서 비롯됐다.
종목별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평가 보고서를 내면서 '이 종목은 뭐가 문제'라는 식의 지적까지 제시됐다.
현 28개 종목의 연합체인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은 IOC의 퇴출 투표 방침에 맞서 보이콧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있지만 일단 투표에 응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태권도 판세=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두번의 올림픽을 치러낸 태권도가 쉽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자들도 "투표는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태권도계 내부적으로는 116명의 IOC 위원 중 30표 정도는 확실한 지지 입장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여러 악조건을 감안하더라도 70-80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서구 문화의 특성상 면전에서는 늘 지지를 약속하지만 속마음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퇴출 투표 결과는 '가.부'만 판정할 뿐 어떤 종목이 몇 표를 얻었는지는 공표되지 않도록 한다는 게 IOC의 방침이다.
IOC는 태권도에 대해 'TV시청률 등 미디어 노출효과가 낮고 경기의 흥미도가 떨어지며 심판 판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개혁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3가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보고서 자체에 대해서는 IOC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권도를 밀어내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가라데는 공격적인 로비로 승부를 걸고 있다.
WTF 관계자는 "가라데도 이번이 마지막 진입 기회라며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일본인이 운영하는 전통가라데연맹이 IOC에 진입 반대 서한을 보내는 등 가라데 내부에도 갈등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투표 후 전망= 투표 결과에 따라 태권도는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2012년 올림픽에도 변함없이 포함되면 현재 179개 회원국, 6천만명의 태권도 인구는 더 탄력을 받아 증가일로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전자호구를 도입하는 등 판정의 공정성을 담보하면서 주먹지르기 등 공격적인 기술을 도입하면 경기 자체의 흥미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올림픽 종목에서 빠진다면 위상 추락은 물론 국제 스포츠로서 설 자리를 위협받게 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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