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낙선자 챙기기 마무리?

입력 2005-06-29 10:18:18

대구·경북 열린우리 후보 11명 중 장·차관에 5명

17대 총선 때 대구 중·남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이재용(李在庸) 전 대구 남구청장이 환경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대구·경북 낙선자 배려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구는 열린우리당 낙선자 가운데 교수·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자리를 얻지못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배려 인사' 중에서 현재 장관급은 이 환경부장관, 추병직(秋秉直-구미을) 건교장관, 윤덕홍(尹德弘-대구 수성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등 3명이다.

추 장관은 총선 전에 차관을 지내 한 단계 뛰어올랐고, 이 장관은 총선 전 구청장에서 장관으로 수직 상승했다.

차관급은 이강철(李康哲-대구 동갑)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권기홍(權奇洪-청도) 단국대 총장 등 2명이다.

이 수석에게는 그러나 장관급 이상의 힘이 실려 있고, 영남대 총장 선거에 나선 경험이 있는 권 총장은 낙선 후 노동부장관을 거쳐 총장이 됐다.

장·차관이 부럽지 않은 자리에 앉은 인사들도 적지않다.

영주에서 출마했던 이영탁(李永鐸) 전 국무조정실장은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초대 이사장, 김준곤(金焌坤―대구 달서갑) 변호사는 청와대 사회조정2비서관으로 임용됐다.

또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던 김태일(金台鎰) 영남대 교수는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위원장과 한국수자원공사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김정호(金正鎬-대구 동을) 전 농림부차관은 격이 조금 떨어지지만 괜찮은 자리로 평가받는 한국사료협회 회장을 맡았고, 권형우(權亨宇-대구 달서을) 전 민주당 조직국장은 한국공항공사 감사로 최근 발탁됐다.

배기찬(대구 북을) 전 청와대 행정관은 이달부터 국회의장 정책보좌관(2급)으로 일하고 있다

결국 대구에서 낙선한 열린우리당 후보 11명 가운데 새 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은 변호사인 조인호(북갑), 박선아(달서병)씨를 제외하면 서중현(서구)씨 혼자뿐인 것.

열린우리당에서 일하다가 발탁된 소장파들도 적지않다.

특히 이들은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의 지근거리에 있는 이가 대다수다.

남영주 총리실 민정수석비서관, 이태헌 한국지역난방공사 감사, 김충환 청와대 혁신추진팀 행정관, 김학기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김태호 건교장관 정책보좌관은 대표적인 '이강철 맨'으로 분류된다.

이상수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권칠승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열린우리당 중앙당에서 활동하다가 발탁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낙선자 배려 인사'에 대해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간절한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인사 가운데 대통령의 바람대로 지역 현안을 챙기는 등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이가 많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역 출신의 청와대 한 인사는 이에 대해 "표도 찍어주지 않으면서 왜 우리 보고 지역을 챙기라고 하느냐"며 "민원은 한나라당 국회의원에게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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