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총리 이해찬 취임 1주년

입력 2005-06-29 10:54:20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7대 총선 직후 원내대표 경선에서 천정배(千正培) 의원에게 패배했을 때만 해도 여권내에서의 역할이 끝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 그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져있다. 여권내에서 그 누구도 이 총리가 '실세총리'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제는 본인이 극구 부인하지만 차기 대권후보군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총리의 위상이 수직상승한데는 국정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대독(代讀) 총리' '얼굴마담' 등으로 폄훼되기까지 했던 총리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또 장관을 면전에서 질책하기도 하고 총리 자신이 직접 정책운영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해 '주사형'이라는 말도 듣지만 정치에만 5선이 아니라 행정에서도 '5선'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편만 옳다'는 아집으로 뭉쳐져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 10월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한나라당은 지하실에서 차떼기를 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 원을 받은 정당"이라고 공격한 것. 이 때문에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국회가 2주간 공전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나라당 대권후보를 겨냥해 "현직 시·도지사 중에는 대통령감이 없다"고 한 것이나 수도권발전대책을 놓고 의견대립을 보인 손학규 경기지사에 대해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수 아래"라고 한 것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너무 가볍게 말한다는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적' 성향이 노 대통령에게는 맞는 것 같다. 현행 분권형 국정운영 시스템에서는 이 총리만한 적임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게 청와대측의 평가이고 보면 '실세총리'라는 이 총리의 위상은 당분간 요지부동일 것으로 보인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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