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창하리 안홍석씨네
가정집 안방 천장에 토종벌이 집을 지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천시 고경면 창하리에서 배농원을 하는 안홍석(57·용수농원대표)씨 집 천장에는 지난해 6월부터 수천 마리의 벌들이 집을 지어 안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
벌은 안씨집 천장과 외벽으로 난 배기구를 타고 들어온 뒤 안방 슬래브 지붕과 천장 사이의 50cm 가량의 공간에 터를 잡았다.
합판 한 장으로 가려진 안방 천장에는 '윙윙'하는 벌들의 날갯짓으로 밤새 귀가 얼얼할 정도다.
특히 벌집 주변에는 안씨의 농원을 비롯해, 숲이 우거진 탓에 이들이 따온 꿀이 천장에 가득 스며들어 있으며, 벌집과 벌꿀의 무게로 천장합판이 불룩하게 조금씩 내려앉고 있다.
양봉전문가 정환식(62)씨는 "등 색깔이 흑갈색이고 양봉보다 크기가 작아 토종벌로 보인다"면서 "벌들이 밤새 시끄러운 것은 알을 낳고 애벌레를 키우는 과정에서 최근 날씨가 더워지자 온도를 낮추려고 밤새 날갯짓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장에 스민 꿀을 먹어본 정씨는 "토종벌은 양봉과 달리 여러 가지 꿀을 섞어서 11월쯤 채집하는 게 보통이라며 이들이 모은 꿀은 이 지역에 많은 배와 매실 꿀이 섞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벌이 집에 들어오면 집안이 흥하고 부자가 된다며 안씨는 벌집을 그대로 놔두고 있다.
그는 "과수농원에서는 꽃이 필 시기에 꽃의 수정을 위해 일부러 돈을 주고 벌을 대여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는 이놈들 때문에 그런 수고가 필요 없었다"며 "이것만 봐도 부자가 되는 징조"라며 반가워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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