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당 위기는 국민 신뢰 잃은 탓"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최근 당이 어려움을 겪고 흔들리는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당이 어려움에 처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도덕적 신뢰의 상실, 대세의 상실, 당의 구심력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전 개발 의혹, 행담도 사건이 가장 치명적인 사건일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 그리고 청와대 참모가 의혹을 받고 있어 미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사과했다.

노 대통령은 내달 창간 예정인 열린우리당 웹진 '우리진'에 기고한 '당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대통령의 역량부족 탓인가 싶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 문제는 국정조사든 모든 조사를 수용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며, 그 이전에라도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할 방도가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행정수도 위헌판결, 4대 개혁법안 저지, 보궐선거 패배를 거치면서 정국의 대세를 놓쳐버렸다"고 진단하고 "보다 본질적인 원인은 당의 구심력이 문제라는 데 대해 별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동의했다.

노 대통령은 당의 구심력 회복과 관련, "당정 분리의 재검토, 대통령의 적극적인 역할과 접촉의 강화, 긴밀한 당정협의, 이른바 차기 대권 주자들의 복귀, 현 지도부의 인책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낙선한 원외 인사의 기용에 대한 여론 비판에 대해 노 대통령은 "원외 인사 기용은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간절한 목표를 실천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자신이 몸 담았던 정당은 영남에서 지지가 없다보니 명망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그러다보니 선거 때가 되면 인물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

노 대통령은 "작은 인사 하나라도 지역구도 극복에 기여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낙선한 원외 인사 기용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하고 "그렇다고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을 기용해 나라 일을 그르치는 일은 없도록 하겠으니 당에서도 저의 이런 뜻을 이해하고 수용해달라"고 주문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