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텃밭으로 달려간다"

입력 2005-06-28 10:00:54

공무원들 주말농장 가꾸기 바람

주 5일 근무제 영향으로 요즘 공무원들 사이에 주말 텃밭 가꾸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의성군청 김성영(47) 공보담당과 김종모(47) 전산담당, 의성읍 황상호(47) 건설담당, 기획실의 김철규(43)씨는 최근 의성읍 후죽리 성조천 변에 개인 땅 400평을 무료 임대해 5t 화물 트럭 5대 분량의 흙을 실어 넣어 50평씩 텃밭을 만들었다.

이들 네 가족은 지금까지는 휴무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밭에서 호박과 상추·무·배추·토마토 등을 키웠지만 7월부터는 5일 근무제 확대로 텃밭으로 달려갈 기회가 더욱 늘어 알찬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400평의 텃밭에는 겨울 김장 때 양념으로 들어가는 생강을 비롯해, 매운 청량고추와 메주콩·파·옥수수·참외·오이 등 모두 16가지의 농산물이 자라 미니농장이라 해도 될 정도다.

동료 직원들도 가끔 퇴근길에 들러 상추와 고추·쑥갓 등 반찬거리를 뽑아간다.

황상호·박춘선(46)씨 부부는 "전엔 등산과 나들이로 주말을 보냈으나 자녀와 온 가족, 동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텃밭 가꾸기로 바꾼 뒤 텃밭작물을 이웃과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텃밭 가꾸기를 권했다.

영주 안정농협은 안방에서 볼 수 있는 주말농장 1천200여 평을 운영하고 있다.

안정면 안심1리 안정뜰 한 가운데 조성된 주말농장은 작물별 생육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안정농협 인터넷 홈페이지(www.anjungnh.com)에 올려놓아 안방에서 작물이 커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영주시청 정길상(40)씨는 "주 5일제 근무로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겨 고민했는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흥미거리"며 "인터넷을 통해 생육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초보 농사꾼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곳엔 현재 100여 가구에서 1천200여 평의 텃밭을 분양 받아 토마토·가지·들깨·옥수수·콩 등을 키우고 있다.

안정농협의 주말농장은 2003년부터 1년 단위로 가구 당 10평씩 1만 원에 분양하고 있는데, 분양자들은 작물 심기, 김매기, 수확 작업만 하면 된다.

청송경찰서도 청송군 파천면에 주말농장 800 평을 조성, 직원들에게 30∼50 평씩 분양하기도 했다.

청송경찰서 이진화(58) 경무과장은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주말이면 직원 가족 40여 명이 함께 모여 텃밭을 가꾸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영주·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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