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감독 "삼성 승부처는 7,8월"

입력 2005-06-28 09:29:58

슬럼프 어찌 탈출할까

'승부처가 다가온다.

'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은 시즌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승부처는 7, 8월"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팀이 연승을 이어가거나 연패에 빠질 때도 선 감독은 "승부는 무더운 여름철부터"라며 한, 두 경기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 감독의 말대로라면 삼성은 지금부터 서서히 힘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선 감독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형국이다.

삼성은 주말 SK와의 2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39일만에 두산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 때쯤 최소 3, 4경기차로 선두를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투, 타에 걸쳐 장기간의 부진에 빠지며 자칫 선두를 빼앗길 상황까지 몰렸다.

심정수, 양준혁, 김한수 등 중심타선이 계속된 부진에 허덕이고 있어 공격의 활로를 뚫기가 쉽지 않다.

특히 '60억 원의 사나이' 심정수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일부 팬들은 격앙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양준혁은 이름에 걸맞지 않는 타율(0.235)에서 반전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주전포수 진갑용은 25일 SK와의 원정경기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실정이다.

투수진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말 2연전에서 선발로 등판한 임창용과 김진웅은 초반 난타를 당해 일찌감치 무너졌다.

배영수, 바르가스, 해크먼도 최근 구위가 시즌 초반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

마무리 권오준은 힘으로만 던지려는 경향을 보이면서 계속 실점을 허용, 코칭스태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선 감독은 중간계투 오승환을 당분간 마무리로 돌리는 것을 포함해 큰 폭의 투수진 개편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부동의 선두를 고수하던 팀 방어율(3.88)과 팀 타율(0.272)도 최근 두산(방어율:3.80, 타율:0.273)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다.

팀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일부 팬들은 선 감독의 지도력에 의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상필벌이 엄하지 않는 등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것. 또 수비야구를 강조하지만 정작 실책 수는 47개로 가장 적은 SK(38개)보다 9개나 많다.

결과로 평가받는 야구의 속성상 7, 8월은 선 감독에게 본격적인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은 이번 주 한화(28~30일:대전야구장), 현대(7월1일~3일:대구시민야구장)와 3연전씩을 갖는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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