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은행지점장 낀 환치기 일당 적발

입력 2005-06-27 14:02:30

전·현직 은행지점장 낀 환치기 일당 적발

在日 불법체류 한국인들과 160억원대 불법 환거래

전·현직 은행 지점장까지 가담해 불법으로 160억 원대 외화를 거래한 '환치기' 일당 128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6일 차명계좌를 만들어 일본 내 불법체류 한국인들과 166억 원가량의 외화를 불법 거래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현직 은행 지점장 김모(49)씨 등 은행원 6명과 외환 송·수금자 12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일본에 체류 중인 환치기 브로커 박모(34)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일본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은 2003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일본 내 불법체류 한국인들로부터 송금을 의뢰받은 박씨가 엔화를 차명계좌로 보내면 김씨가 이를 한화로 바꿔 입금해주는 수법으로 불법 외환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2002년부터 2003년 4월까지 은행 지점장 출신의 또 다른 김모(49)씨와 짜고 같은 수법으로 10억 원대 외환을 불법 거래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김씨는 과거에 부당대출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박씨는 불법체류 한국인이 신분노출이나 강제퇴거를 우려해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점을 노려 송금 희망자를 모은 뒤 수수료를 떼고 지점장 김씨의 국내 차명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불법 외환거래를 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김씨는 부하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송금받은 엔화를 한화로 바꿔 박씨의 국내 계좌에 입금하면 박씨는 일본에서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이 돈을 의뢰인이 지정한 계좌에 이체시켰다.

경찰은 국내외 계좌를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가 수년간 계속된 점에 비춰 전·현직 지점장들이 외환거래 알선 대가로 브로커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지점장 김씨는 "외국환 매입실적을 높이려고 환치기를 했을 뿐 리베이트를 주는 등 불법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원들은 박씨가 환치기업자인 것을 알면서도 조직적으로 불법 외환거래에 가담했다.

환치기는 외환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자금세탁이나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철저히 단속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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